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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9일(月)
단일하지 않은 중국,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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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베이징 특파원

최근 장쑤(江蘇)성 지방 도시에 간 일이 있었다. 국유 기업 위주, 국가 주도 위주의 경직된 베이징(北京)의 분위기와 달리 민영 기업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지역 민영 자동차 기업과 한 쓰레기 처리 관련 업체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제재가 뭐냐는 듯이 한국에 납품하고 있다는 점, 한국에서 기술을 배웠다는 것 등에 대해 거리낌 없이 설명했다. 한국 대기업이 투자한 한 도시 정부 측 고위관계자는 사드 보복조치가 엄중하던 때에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 내 특파원들의 상주 지역이 수도 베이징이기 때문에 출장이나 여행으로 다른 지방을 가면 ‘여기도 중국인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상하이(上海)나 광둥(廣東) 등지의 남방은 더욱 개방적이고 이념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모임에서도 극명하게 남방과 북방 중국인들 사이의 인식 차이를 느낄 수가 있었다.

남방 출신으로 선전(深 )에 본부를 둔 화웨이(華爲) 기술개발 담당으로 10여 년을 일해 온 선전 시민 A 씨와 북방인 허베이(河北)성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금융회사를 다니는 부유한 집안 자녀 B 씨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누군가 “뉴욕은 미국이 아니다”라면서 뉴욕은 국제도시이지 전형적인 미국 도시의 모습이 아니라고 하자 좌중에 웃음이 퍼진 것이 발단이었다. ‘국제도시’ 선전에 비해 베이징은 서비스 의식이 떨어지며 공기도 안 좋아 올 때마다 기분이 나빠진다는 A 씨에게 B 씨가 “그럼 당신은 선전도 (중국이 아닌) 세계에 속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다”는 답이 돌아온 것이다. B 씨는 “선전의 발전도 당이, 국가가 만들어준 것이다. 당신의 정치의식이 잘못됐다. 우리 베이징 사람들은 당의 말을 듣고 당을 따른다”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그는 “선전에도 정치 (사상) 교육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고성으로 논쟁을 벌이던 A 씨는 끝내 눈살을 찌푸렸다.

사드 여파를 봐도 중국 내에서 남방보다는 북방, 경제가 낙후한 지역일수록, 덜 개방된 지역일수록 비이성적인 행동이 강렬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환경도 지역별로 큰 격차가 있다. 베이징이 ‘스모그 지옥’을 겪을 때 선전의 친구가 매일 올리는 SNS 사진에는 연일 푸른 하늘이 있었다. 실제로 중국 내엔 한국보다 공기와 물이 깨끗한 지역도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 있지만 문맹과 빈곤 탈피가 중요한 과제인 것도 여전하다.

그러니‘중국 어느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통해 ‘중국은 그렇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다. 각 지방에서의 사건 사고를 보고 중앙정부나 공산당 통치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과장된 해석이다. 같은 베이징이라는 공간에서도 누구는 고위 정치인 집안 자제인 귀족, 누구는 캄캄하고 비좁은 지하실 생활을 하는 농민공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계기로 ‘중국을 다시 봐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의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조심스럽다. 이 계기에 중국 사회와 중국인의 다층적 측면이 있다는 점을 주의해서 본다면 각 분야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go@
e-mail 박세영 기자 / 국제부  박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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