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폭탄’ 文특보 물러나야”… 野3당, 일제히 비판

“韓·美정상회담 앞둔 시점
평지풍파 발언 이해안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1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군사훈련 축소, 전략 자산 배치 유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돌출 발언을 쏟아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즉각 그를 경질할 것을 촉구했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특보의 발언은) 북한과 중국이 주장해 온 ‘자위적 핵 개발론’과 논리가 같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 특보의 이런 발언은 동맹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대북 제재 연대를 무력화할 극히 위험하고 억지스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 특보는 외교·안보의 ‘폭탄’이나 마찬가지”라며 “문 대통령은 문 특보의 지극히 위험한 언행을 개인 견해로 치부해선 안 되며,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책임 있는 조처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 특보란 분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외교상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대북 정책은 한·미 동맹의 기조 속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이렇게 미국을 자극하는 얘기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한·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대통령 특보가 이렇게 민감한 문제를 불쑥 꺼내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개인 자격이 아니라 특보 자격으로 한 말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한국 대통령의 의중으로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방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언론의 논평은 지나치다”며 “아무도 안 하는 말을 용기 있게 했다고 해서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외교에 파장이 있는 듯 호들갑을 떠는 게 국익을 해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