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행복한 복지’ 찾기 프로젝트>‘삶의 質’ 대전 65점 > 울산 61점 > 서울 51점… 지역간 편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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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지자체 간 사회복지 서비스 불균형

2006·2014년 삶의질 만족도
대전 61.823점 → 65.514점
서울 55.067점 → 51.882점
상위권·하위권 격차 더 확대

복지사업 예산 많은 지자체
유병률 등 지표 3개이상 개선
“지방정부가 행복度에 큰 영향”

사회복지 서비스가 지역별로 다르게 제공되면서 노인, 여성 등 서비스 대상자의 삶의 질 역시 지역 단위별로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팀이 아산사회복지재단의 학술지원사업으로 수행한 ‘지방정부 간 사회복지 불균형과 시민의 삶의 질’ 연구에 따르면 만성질환 유병률, 사회활동이나 문화활동 참여율, 주관적 건강 및 경제상태 등이 지역 단위별로 제각각이었다. 이러한 삶의 질 격차는 지방정부가 복지 예산을 얼마나 지출하는지, 즉 복지 노력 여하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적·행정적 분권화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 다른 복지서비스와 만족도 = 연구팀은 노인(노후) 영역의 분석을 위해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한 ‘고령화연구 패널’(2006년·2014년) 원자료에서 만 60세 이상 노인의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를 발굴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 기간 노인의 건강상태는 다소 악화했고, 사회활동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문화활동은 다소 활발해졌다. 지역별로도 사회활동 참여율과 문화활동 참여율에 대한 삶의 질 편차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노인의 노후 건강 수준의 지역별 차이는 확대됐다.

노인 사회활동 참여율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전북에서는 2006년 1.105개, 2014년 1.048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2006년 가장 낮은 사회활동 참여율을 보인 충북은 2006년 0.687개에서 2014년 0.995개로 증가했다. 최상위(1.048개)와 최하위(0.995개)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문화활동도 추이가 비슷했다.

다만 ‘만성질환 유병률’(우리나라 인구 중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의 분율)은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됐다. 2006년 0.906%로 유병 수준이 가장 높았던 인천과 0.554%로 가장 낮았던 충남은 2014년 각각 1.234%와 0.658%의 유병률을 보였다.

주관적 삶의 지표는 전반적인 삶의 질 수준과 유사하게 정체되거나 소폭 상승했지만, 지방 정부 간 삶의 질 편차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 점수는 2006년 61.823점으로 최상위 권이던 대전은 2014년 소폭 상승한 65.514점인 반면, 2006년 55.067점으로 최하위권에 속한 서울은 2014년 51.882점으로 하락했다.

여성·가족 영역에서의 삶의 질도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지역별 격차가 뚜렷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가족패널’ 자료를 같은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2009년과 2013년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 정도는 여성 가사노동 시간의 15.6%에서 22.3%로 소폭 증가했다. 2011년 대비 2013년 남성의 돌봄노동 참여 정도는 같은 기간 25.6%에서 28.3% 수준으로 소폭 올라 정체상태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별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의 분담구조를 보면 특히 광역시도 단위에서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2013년 기준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 수준이 가장 높은 상위 3개 시도는 대전(42.4%)·부산(37.0%)·울산(26.9%)이며, 최하위 3개 시도는 대구(13.6%)·전남(14.0%)·충북(15.7%)이다.

최상위인 대전의 남성들은 최하위인 충북의 남성에 비해 가사노동에 대한 참여가 3배 가까이로 많다.

돌봄노동도 최상위 경남(52.5%)과 최하위 강원(16.9%)의 차이가 약 3배로 확인됐다.

◇복지지출 늘어날수록 만족도 높아 = 지방정부의 재정적 복지노력은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당 기간 중앙정부 주도의 국고보조 의무지출 복지사업과 광역 시도 자체 재원을 활용해 단독으로 추진하는 자체사업의 예산 현황을 조사해 삶의 질 지표와 연계 분석했다.

이 결과 재정적 복지 노력이 클수록, 즉 총예산 대비 보조사업과 자체사업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할수록 삶의 질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개선된 지표가 많았다. 만성질환 유병률, 사회활동 참여율, 문화활동 참여율, 주관적 건강 및 경제상태 등 지표가 평균 이상으로 상승한 지표를 구분해 예산지출 등과 비교한 결과에서 확인됐다.

보조사업 예산이 많고 자체사업예산이 적은 지방자치단체는 7곳에 달했고, 이들은 평균 이상으로 상승한 삶의 질 지표가 3.3개에 달했다. 강원 0개, 충북 4개, 충남 5개, 전북 3개, 전남 3개, 경북 4개, 경남 4개 등이다.

또 보조사업예산은 적지만 자체사업 예산이 많은 지자체는 6곳이었으며, 이곳 역시 개선된 지표가 평균 3개로 나타났다. 서울 2개, 부산 4개, 대구 4개, 인천 0개, 광주 3개, 대전 5개 등이다. 다만 보조사업 예산도 적고 자체사업 예산도 적은 시도의 평균 개선 지표는 2개에 그쳤다.

여성·가족 영역에서도 복지예산 지출이 삶의 질 향상과 연계됐다. 시도별 예산을 분석한 결과 보조사업 예산이 많은 곳은 전체 4개 지표(남성 가사노동시간, 남성 돌봄노동시간, 여성의 주관적 경제 상태, 여성의 주관적 건강상태) 가운데 평균 이상으로 개선된 지표가 3개에 달했다.

반면, 보조사업 예산이 적은 지자체는 개선 지표가 평균 0.75개에 불과했다. 자체사업 예산이 많은 지자체 역시 평균 이상으로 개선된 지표는 2개였다.

다만 노인 분야에 비해 지방정부의 복지노력과 삶의 질 관계가 다소 불분명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사업 예산 자체가 다른 영역에 비해 적고,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이한 점은 노인은 물론 여성·가족 분야에서도 재정적 복지노력에 따른 삶의 질 개선은 세부 측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즉 개선 지표가 많은 지역이라고 해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표 역시 보유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방 정부별로 보다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할 삶의 질 개선영역이 특수하게 차별돼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