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식품·자율車·드론… 新사업 찾는 ICT 공룡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아마존이 인수를 밝힌 유기농 식품 체인점 홀푸드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AP

아마존, 식품체인 홀푸드 인수
사업 부문 넓혀 월마트와 경쟁

구글 자율주행차 · 페북은 드론
자본력 앞세워 富 독점 심해져

대규모 인수합병 나섰던 삼성
총수부재 상황에 新사업 ‘잠잠’

‘식품 기업 인수한 아마존, 드론 개발하는 페이스북, 자율주행차 만드는 구글 등….’

아마존이 미국 내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점 홀푸드 인수를 밝힌 가운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왕성한 식욕이 다시 한 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존 ICT 산업이 포화되면서 새로운 사업군 물색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모색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룡 ICT 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으로 다른 산업 영역에도 진출하면서 부와 영향력을 독점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유기농 식품 체인점 홀푸드를 137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홀푸드는 미국 전역에 400여 곳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홀푸드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독립사업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경영진들도 유임하기로 했다. 아마존이 식품사업을 강화하면서 미국 식품유통 분야 최강자 월마트와의 경쟁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8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식품유통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를 차지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모델이 페이스북 오큘러스의 가상현실(VR) 감상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시연하는 모습. AP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업체 웨이모가 선보인 자율주행차. AP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를 ICT 기업의 새로운 영역 확장으로 해석했다. SNS 업체 페이스북이 드론을 제조하고,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는 등 첨단 기술을 앞세운 테크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업영역에까지 손을 뻗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대부분의 산업이 기술과 자본, 수많은 정보까지 갖춘 이들 소수의 기술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맥’ 컴퓨터를 만들던 기업 애플은 스마트폰 아이폰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개발할 뿐 아니라 자체 TV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아이폰에서 작동되는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 등 결제시스템도 구축한 상태다. 지금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이 완성되면 세계 최초로 회사 가치가 1조 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SNS 업체 페이스북은 드론은 물론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 중이며 가상현실(VR) 플랫폼 오큘러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은 컴퓨터 검색과 동영상 플랫폼 부문에서 선두를 달릴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부문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 산업도 재편했으며 노화방지 제품 개발 등 생명연장과 관련된 생명과학 산업에도 진출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더욱 도전적이다. 테슬라는 화성 식민지 건설을 내걸고 로켓 등 우주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은 잠잠한 상황이다. 특히 매년 대규모 기업 인수에 나서며 ‘비유기적 성장’ 전략을 구사해오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며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 이 같은 성장 전략이 멈춰선 상태다. 실제 삼성전자는 신사업을 위해 2015년 이후 미국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업체 비브랩스, 고급 가전업체 데이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조이언트 등을 사들이며, 매년 5개가량의 해외기업을 인수한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