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 놓고 8개월만에 공수 뒤바뀐 與·野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심각한 한국당 정우택(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은 이현재 정책위 의장, 오른쪽은 염동열 사무총장. 김동훈 기자 dhk@

野3당, 조국·조현옥 출석 요구
정의용 안보실장 출석도 논의

여야는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놓고 접점 없는 대치를 이어갔다. 조 수석을 불러 부실 인사검증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야당과 새 정부 출범 두 달도 안 돼 민정수석을 호출하는 것은 과도한 정치 공세라는 여당의 주장이 맞서면서 이날도 국회 상임위원회가 정상 가동되지 않고 파행을 거듭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영위 전체회의를 소집,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등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 라인을 출석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같은 야당의 요구가 비상식적이라며 운영위 소집에 반대하고 있어, 이날 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불분명하다.

특히 한국당에 이어 바른정당도 운영위와 여타 상임위 개최를 연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의 건’ 채택을 위해 예정됐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이 파행을 겪는 등 국회는 이틀째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여당이 꼭 필요한 운영위 소집과 핵심 참모 출석은 반대하면서 나머지 상임위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8개월 전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을 요구하고,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이를 저지했던 상황이 여야만 뒤바뀐 채 반복되자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안들이 줄줄이 발목 잡힘에 따라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은 개별적으로 다뤄줄 것을 야당에 요청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주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만나 “늦어도 오늘(20일) 중에는 추경안 상정만큼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박효목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