協治 실종에 ‘표결도 못하는 국회’ 현실화

추경안·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임시국회 내 처리 무산 가능성

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27일)를 1주일 앞둔 20일에도 국회 상임위원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의 처리가 이번 임시국회 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와 야당의 협치 실종으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표결 불가 국회’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기 위해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전체회의는 전날 상임위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야당이 ‘여당의 운영위원회 참석’을 전제 조건으로 상임위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난항을 겪었다. 국방위원회(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취소됐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운영위가 여당과 청와대의 비협조로 파행되면 나머지 상임위도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에서 두 번의 본회의(22일, 27일)가 남은 가운데 쟁점 안건 처리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제안한 추경안은 13개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본회의 상정까지 최소한 1주일이 걸리지만, 심사 착수도 못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회동을 하고 추경안을 21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추경안을 위해 7월 국회를 소집하려 한다면 이런 식의 국회 소집에는 응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에서 9일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역시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에 안건으로 오르지도 못했다.

김 헌재 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서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필요하지만, 야당은 “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특위를 다시 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내세우고 있어 직권상정 가능성도 거의 없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