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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1일(水)
안녕 못한 토크쇼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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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 다 안녕하세요요∼ 고민이 있는 분 안녕하세요요∼!”

월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귓전에 맴도는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로고송입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후 벌써 7년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죠. 일반인들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놓는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의 원조 격입니다. 6% 안팎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 자리도 굳게 지키고 있는 스테디셀러죠.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뒷목 잡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19일 방송에는 둘째 아이만 편애하는 아빠가 출연했는데요. 이 아빠는 셋째 아이를 ‘실패작’이라고 칭하고, 둘째와 셋째가 함께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서 둘째만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묻자 “나는 둘을 돌볼 자신이 없다. 체력이 안 된다”고 둘러댔습니다.

또 다른 사연을 볼까요? 한 달에 회식을 18번이나 하며 아픈 사람에게도 술을 강권한다는 사장의 사연을 폭로한 여직원에게 이 사장은 “관리 부족이고 의지의 차이”라는 등 적반하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직원들에게 술값 계산도 요구한다더군요. 패널로 출연한 가수 정은지는 참다못해 “그게 갑질 마인드”라고 꼬집었죠.

시계를 7년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첫 회의 주제는 “일본인인데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싶어요” “둘째 발가락이 유난히 길어요” “나이트클럽에 너무 자주 가요” 등 비교적 흥미롭고 사소한 고민이었죠. 하지만 요즘 소개되는 고민은 처벌을 받아야 하는 범법 행위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신 중인 아내 옆에서도 담배를 피운다는 남성은 ‘내 집에서 담배 피우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이고, 트로트 가수가 되길 꿈꾸는 39세 남성은 10년 전부터 동생의 신용카드를 쓰며 동생 명의로 억대 빚을 지우기도 했죠.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제작진이 ‘더 센’ 사연에 몰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안녕하세요’ 녹화 때 전문가 패널을 섭외하자는 겁니다. 이미 가족이나 지인 간의 가벼운 다툼을 넘는 수준의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는 정신과 의사 혹은 심리학자 등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이들의 치료와 조언이 필요하죠. 연예인 패널과 방청객들이 “그러면 안 된다” “화가 난다” “당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등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건 오히려 반발만 살 뿐입니다. 그렇게 쉽게 잘못을 인정할 이들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요?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솔루션이 함께 제시돼야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안녕하세요’라는 제목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 될 겁니다.

realyong@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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