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못참아!”… 한국당·국민의당 법적대응 나서

의원 휴대전화 번호 유출 등
조직적 의정활동 방해로 판단
한국, 153건에 대해 고발조치
국민, TF 구성 입법추진 병행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소속 의원들의 정치적 반대 진영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번호 유출과 대규모 문자 폭탄을 조직적 의정활동 방해라고 보고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한국당은 지난 7일, 12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153건의 문자 폭탄을 보낸 이들을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당 관계자는 “의원들이 받은 수만 건의 문자 중 협박, 심한 욕설이 담긴 악성 문자를 추렸다”고 했다. 한국당은 개인정보의 무단 취득 및 이용, 제공을 금지한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와 70조,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136조 등의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도 문자폭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울북부지검 형사부장을 지낸 김인원 변호사를 단장으로 임명했다. TF에는 이승훈·송강 변호사가 참여하며, 당 국민소통국에서 실무 지원을 하고 있다.

TF는 당 소속의원들에게 쏟아진 문자 내용을 수집한 후 특정 조직이 개입돼 있다는 정황이 발견되면 당 차원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등 법률에 따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문자 폭탄 발송자를 처벌하는 별도의 입법 추진도 병행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28일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가’(가제)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문자폭탄 관련 토론을 벌인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과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진보네트워크, 한국기독교연합회 등이 참석한다.

당 관계자는 “토론회를 계기로 문자 폭탄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에 따라 실제 입법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별도 입법 추진에 적극적이며, 바른정당은 두 야당이 제안을 해오면 협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비난과 질책도 유권자의 정당한 의사 표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부정적 어감의 문자 폭탄을 ‘문자 행동’으로 정정하자고 제안하면서 “문자 행동은 혼자 할 수도 있고 여럿이 할 수도 있다. 칭찬도 질책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윤희·이근평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