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유출될 자금 규모 4~5년간 최대 24兆 추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은보(오른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 MSCI 정기 지수 조정 결과와 관련한 주식시장 동향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中 ‘MSCI 편입’… 국내 영향

금융위, 증시 동향 점검회의
“신흥국시장 韓비중 0.27%P↓”
韓 선진시장지수 편입은 ‘고배’

기관·외국인 매도…장초반 하락

중국 본토에 상장된 222개 대형주, 이른바 ‘중국A주’가 한국이 속해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되고, 한국은 선진시장지수에 들어가지 못함에 따라 증시 등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A주의 편입이 알려진 직후 개장한 21일 국내 증시는 일단 외국인이 기관투자자와 함께 매도 공세를 펼치며 장 초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MSCI의 신흥시장지수 편입과 관련해 주식시장 동향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중국 A주의 편입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위원장은 “실제 중국A주가 신흥국 지수에 반영되는 것은 1년 후인 2018년 6월부터이며 편입 이슈는 이미 올해 초부터 시장에서 상당 부분 예상됐다”면서 “실제 시행 시기와 신흥국 펀드 증가 추세,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권사 일각에선 중국A주의 신흥시장지수 편입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중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 결정에 따라 같은 신흥시장 지위의 국가인 한국은 중국과 외국인 투자자금을 나눠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MSCI는 전 세계 주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 각국 종목들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글로벌 증시 지표로, 세계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신흥시장 투자를 위한 자금한도를 미리 정해 놓고 한국과 중국을 같은 반열에 올린 뒤 자원 배분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MSCI 선진시장지수 편입으로 ‘신분 상승’을 시도 중이지만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모건스탠리 측은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정부와 민간 진영에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규모에선 차이가 있어도 한국이 영향권 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선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금융위는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0.73%포인트 증가하고 한국물 비중은 0.27%포인트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서 유출될 자금 규모는 약 6000억~4조3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금은 장기적으로 4∼5년에 걸쳐 24조 원가량 빠져나갈 것”이라며 “우리 증시의 시가총액이 1700조 원인 것과 비교하면 외국인 투자액 유출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한국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정도로 성장해왔다”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