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텀블러 폭탄’ 사건 대학원생, 검찰에 송치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논문 지도 과정에서 꾸중을 듣고 사제 폭발물을 만든 뒤 자신의 지도교수 교수실 앞에 두어 터트린 혐의(폭발물사용죄)로 대학원생 김모(25)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조사한 결과 폭발물 제조법을 찾아본 부분은 나오지 않았다”며 “평소 지식을 활용해 폭발물을 제조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발물 위력 감식은 시간이 더 걸린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지난 13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1공학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의 교수실 앞에 자신이 만든 폭발물을 넣은 상자를 둔 뒤, 김 교수가 출근해 이 상자를 열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지난 15일 구속돼 보강 수사를 받아 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4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 폭탄테러를 보고 범행을 착안, 폭발물을 직접 만들었다. 이 사제폭탄은 뭉툭한 나사 수십 개와 화약을 텀블러 안에 넣어 만든 형태로, 이 텀블러를 담은 상자를 개봉하면 화약이 터지는 구조로 제작됐다.

사건 당일 이 폭발물은 터지지 않고 불에 타기만 해 김 교수는 큰 부상 없이 손과 얼굴 부위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교수에게 겁을 주려고 폭탄을 만들었을 뿐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