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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3일(金)
“北과 대화·교류 원한다면 더 강하고 일관되게 제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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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동아시아 연구학계의 석학인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에 얽혀 중심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의 일들을 함께 풀어가는 긍정적인 접근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제럴드 커티스 美컬럼비아大 석좌교수

제럴드 커티스(77)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 석좌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특성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한국인들은 개방적이고 솔직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평생을 동아시아 연구에 전념한 석학이다. 특히 일본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갖고 있는 ‘지일파’ 연구자로 통한다. 커티스 교수는 인터뷰 마지막에 한국을 위해서 하고 싶었던 얘기를 쏟아냈다. 과거사 문제로 얼룩진 한·일 관계를 3자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했다. 커티스 교수는 “미래에 집중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철학을 돌아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 철학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항상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난 8일 이뤄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 현상,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미국의 리더십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라 인터뷰는 북한 얘기로 시작됐다.

―조금 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벌써 다섯 번째인데.

“김정은 정권의 행동은 미국과 한국, 일본에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에 나서도록 하는 명분만을 안겨줄 뿐이다. 북한의 행동은 중국이 북한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가도록 만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결국 북한을 제재하는 국제사회의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사실 중국 정부는 북한을 제재하고 압박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만큼 중국은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 협조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겁을 주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북핵 문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제재와 압박, 대화와 교류 중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요.

“한국과 미국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강력한 압박, 이전보다도 더 강력한 대북 압박 정책을 취해야 한다. 중국이 제재와 압박에 더 많이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에서 어떤 긍정적인 신호라고 여길 수 있는 행동을 한국과 미국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북한을 제대로 다루려면 제재와 개입을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에 대해 제재와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즉 대북 압박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제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국가를 위협하는 도발적인 행동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이해시켜야 한다. 물론 제재는 대화를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강력한 제재가 없다면 건설적인 대화도 견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한국은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한국민은 북한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기까지는 상당히 먼 길을 가야 한다. 하지만 먼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발전을 막는 핵 동결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비핵화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과 북한, 한국과 북한 간에는 신뢰가 제로 상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긍정적인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비핵화에 도달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씩 나가는 것이다. 미래에 도달할 목표를 설정해 놓고 지금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북제재와 압박은 비핵화의 무대를 마련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대화에도 나서야 한다. 최종 목표는 비핵화고, 대화는 과정인 셈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글로벌 리더 국가의 역할을 포기한 것입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철회 선언은 끔찍한 실수다. 트럼프의 행동은 전 세계가 미국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를 허물어지게 만들었고, 미국의 리더십을 와해시켰다. 미국 내부에서도 그의 행동은 비판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를 포함한 12개 주의 주지사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선언했다. 수많은 주요 인사가 트럼프 정부의 위원회에서 항의성 사임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은 분명하게 말해서 불행한 일이다. 미국의 리더십 기능과 역할이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 주창한 ‘아메리카 퍼스트’는 어떤 의미에선 미국의 리더십 역할에 대한 포기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트럼프의 포기지, 미국의 포기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몰라도 행정부에 있는 인사들은 미국의 리더십 기능에 대해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세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지위와 책임, 역할을 이해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류 인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가더라도 이에 대응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본다. 미국에는 ‘체크 앤드 밸런싱(점검과 균형)’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한다. 국가가 나쁜 길로, 옳지 않은 길로 가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미국은 갖고 있다.”

―미국의 리더십 기능과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미국민은 산업화된 국가 중에서 가장 불평등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세계화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에 대한 지원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미국민은 미국의 지도적 역할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즉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종착역에 접근하고 있다. 한 시대의 끝이다. 미국은 더 이상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미국민은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는 이 같은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미국은 고립주의자였지만, 이후에는 글로벌리스트(세계 관여주의자)가 됐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관점에서 과거와 같은 힘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미국의 리더십 기능과 역할도 변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이후, 다음 행정부의 미국은 어디로 가나요.

“트럼프 대통령은 일종의 일탈적 현상이고, 그가 대통령에서 물러나면 미국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실수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우리는 세계가 알고 있는 과거의 미국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지 않는다면, 공화당 대중주의자보다는 민주당 대중주의자가 다음 대통령에 오를 것이다. 대중주의자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는 경제적 번영과 일자리를 원하는 중산층 및 서민층의 열망이 있었습니다. 차기 대통령도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인가요.

“아메리카 퍼스트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고립주의에서 사용된 표현이다. 트럼프 정부가 끝나면 용어 자체는 희미해질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메리카 퍼스트에 담긴 생각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도 존재했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거 캠페인 기간에 일자리를 잃은 오하이오주의 블루 컬러 노동자들은 가족들과 TV를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외치는 트럼프 후보를 지켜봤다. 하지만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비욘세 같은 인기 가수들과 부유한 기부자들에게 둘러싸여 화려한 인기몰이에만 열중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금도 선거에서 패한 이유는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이메일 수사 재개와 러시아 해킹, 그리고 여성 대통령을 싫어하는 편견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린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 패배의 원인은 클린턴 자신에게 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노동자 계층 유세에 집중하라’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충고도 전혀 듣지 않았다. 당신이라면 누구에게 표를 주겠는가. 미국의 절대적인 힘, 헤게모니는 영원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많은 나라는 더 협조적인 집단 리더십을 원할 것이다. 지금 아시아의 모든 국가에서 중국과의 교역액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경제적 상황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현상은 과거 미국의 절대적인 파워가 상실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들은 아메리카 퍼스트에 내재된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화제를 바꿔서 미국과 일본은 적국이었는데 지금은 중요한 동맹국입니다. 국제정치에서 일본은 미국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과거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적국인 것은 주목할 만한 스토리지만 현재는 전 세계에서 아주 강력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 입장에서는 여러 면에서 매우 중요한 나라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실재하고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동맹관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본에는 사세보(佐世保)와 요코스카(橫須賀) 등 주일 해군기지, 요코타(橫田)와 가데나(嘉手納) 등 주일 공군기지 등 군사적으로 많은 미군기지가 있다. 일본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5만여 명으로 한국의 두 배에 달한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일본은 미국에 버금가는 민주주의 국가다. 경제적으로 세계 3위고 군사적으로도 세계 4위다. 여러 측면을 종합하면 과거는 물론 현재, 미래의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아시아에서 일본과의 동맹을 필요로 한다. 일본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미국민은 없을 것이다.”

▲  제럴드 커티스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뤄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글로벌 리더 역할을 진단하고 있다. 커티스 교수는 “미국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종착역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한국 역시 미국과 동맹관계인데, 미국이 생각하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묻고 싶습니다.

“물론 한국도 미국에 광범위하게 중요한 나라다. 미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적으로 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민주주의가 구현되는 국가다. 미국과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고 있다. 반도국가인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빅 파워들에 둘러싸여 다른 국가들의 힘의 역학관계에 부침을 겪어야 하는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진전시켜 미국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동맹관계인 미국과 한국은 대북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국민이 갖고 있는 호감도도 중요하다. 한국은 미국에서 아주 인기 있는 나라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의 멋진 팝 문화, 영화 등은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안겨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미국과 한국의 미래 관계를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본다.”

―사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일본이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 접근 방식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일본 정부가 가해자로서 보다 진정성 있게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사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역사 이슈, 특히 한국과 일본 간에 얽힌 과거사 갈등은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5년 말 한·일 간에 체결된 위안부협정은 양국 정부가 공식 합의했던 사안인데, 갈등 속에서 중심 현안에 대한 해결 노력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양국 사이에는 협력해야 하는 수많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북한 핵 문제는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하는 최우선 과제다. 이 밖에도 모든 종류의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 기후변화 등 한·일이 함께 풀어야 하는 이슈들이 있다. 일본 제국주의가 식민지 한국에 행했던 위안부 강제동원의 과거사는 양국 관계의 발전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두 나라는 과거 속에 살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과거가 현실을 규정하는 셈이다. 그런데 앞으로 나아가려면 과거의 일들을 함께 풀어 나가려는 긍정적인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은 미래를 위해서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은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다. 그런 나라에 제한된 역할과 임무를 부여하는 것은 현실적인 면에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이미 일본은 군사적으로 강한 나라이므로 현실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평화조항인 헌법 9조에 자위대 합헌화를 명시하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헌 추진은 보통국가로서 자위권을 갖고자 하는 열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주변 국가들이 이제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한국민이 일본의 강한 군사력에 대해 갖는 우려를 알고 있다. 물론 한국민은 독립 이전에 갖고 있던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군사력 강화가 주변 국가를 침략하는 방향으로 나갈 거라고 판단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는 않는다.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정말로 중대한 실수라고 생각한다.”

―아베노믹스는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알다시피 아베노믹스는 금융완화, 재정확대, 구조개혁이란 세 개의 화살을 갖고 있다. 첫 번째 화살인 금융완화는 목표를 100% 달성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쯤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 화살인 재정확대는 통화팽창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논란이 있지만 현재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정확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진행형이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은 사실상 스몰 이슈로 많은 것들이 이뤄진 상태다. 정부 개혁과 농경 개혁이 진행됐으며 구조 변화도 추진 중이다. 구조 변화는 일본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특히 노동시장 리폼은 상당히 달성하기가 어렵다. 일각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이 혼합되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일본 경제는 지금 상당히 양호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경제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대성공을 거둘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경제가 과거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감옥에 갇혀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한국 정치를 어떻게 보십니까.

“개인적인 견해지만 한국 정치는 아주, 아주 거칠다(rough). 일종의 러프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많은 대통령이 퇴임한 뒤 감옥에 갔다. 정치가 건강한 상태는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인기 없는 대통령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기소였다. 그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지금 대화를 나누는 이 빌딩 주변도 촛불에 휩싸여 있다. 그리고 한국민은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고, 상황이 많이 변했다. 탄핵을 통해 현직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정치적 불행이다. 그래도 한국민은 제도에 의한 탄핵을 했다. 쿠데타가 아니고, 암살도 아니었다. 한국 근현대사를 보면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암살당했고,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거친 것은 사실이지만 평화로운 시스템이 작동됐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변화를 맞아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는 국민의 변화의 열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새로운 정부의 성공과 실패, 양단간에 결과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민의 선택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다. 어쨌든 한국 민주주의 자체에 있어 탄핵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은 굿 스토리다. 그러나 동시에 아주 슬픈 스토리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너무나 슬픈 일이다. 나는 박 전 대통령이 아주 슬픈 사람(sad person)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한국 정치사에서 비극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탄핵은 최고 권력자라도 법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과 진리를 역설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굿 스토리다.”

―트럼프 대통령도 탄핵 위기에 처해 있는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큼의 법률적 위반 행위와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탄핵 절차는 오직 법률적 사실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 현재까지는 의혹일 뿐이다. 트럼프 캠프의 멤버들이 대선 기간 중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것인데, 사실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더라도 탄핵 절차를 가동할 만한 사안인지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 탄핵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게이트’ 조사 중단을 요구하는 압력을 가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인데, 우리는 아직 그런 상황과 주장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지 못했고, 최종적인 결론에 도달하지도 않았다. 그런 요구가 불법인지, 아니면 불필요한 것인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보와 근거가 아직 불충분하다. 그런 상태에서 탄핵을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미국민은 예단하지 않는다. 탄핵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로 판단될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위법 사실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결론은 ‘우리는 예단해서는 안 되고, 판단의 최종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한국 정부의 환경영향평가 결정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국가는 외부의 압력에 대해 스스로를 방어하는 자위적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은 자체적인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개발이 완료돼 시스템이 도입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사드는 한국의 방어뿐만 아니라 미국의 방어에도 도움이 된다. 중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중단되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경제보복 조치도 취하고 있다. 사실 한국 입장에서는 논란을 빚고 있다고 하지만 아주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이 한국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지킬 수 있는지를 따져 보면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없다면 사드도 필요 없다. 문제를 복잡하게 바라보면 풀리지 않는 법이다.”

―중국은 사드의 X-밴드 레이더가 자신들의 군사시설을 탐지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시설을 파악할 수 있는 많은 수단이 있다. 인공위성을 통해 지상에서 움직이는 군사용 차량의 숫자까지 파악이 가능하고, 수많은 채널을 통해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한국, 일본 3개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한국 역시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특성을 비교해 주십시오.

“하하, 커다란 주제인데, 간단히 말해 보겠다. 문화적 측면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은 매우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주 다른 측면을 갖고 있다. 한국 사람은 개방적이고 솔직하다. 한국과 일본은 긍정적으로 미래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공통의 이익을 찾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 그 안에서 역사문제를 다루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현시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본은 식민제국주의 피지배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그 얘기는 한국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 년이 지난 상황에서 오늘날의 일본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한국은 식민지였지만 돌아보면 70여 년 동안 독립국이지 않았나. 그리고 지금 한국과 일본은 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많은 관계와 현안을 안고 있다. 경제적인 협력, 정치적인 협력, 군사적인 협력, 환경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래를 위한 접근을 돌아보라. 1998년 김 전 대통령은 일본 방문에서 위안부 배상책임을 일본 정부에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서 과거를 용서하지 못하면 현재가 어려워지고 발전된 미래도 기대하기 힘들다. 나는 미래에 집중한 김 전 대통령의 철학을 문재인 대통령이 공유하기를 바란다.”

인터뷰 = 이제교 국제부장 jklee@
e-mail 이제교 기자 / 국제부 / 부장 이제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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