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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3일(金)
물과 기름같은 ‘一國兩制’… 긴 세월도 못 지운 ‘英에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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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홍콩 반환 20주년’

7월 1일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 반환 20년을 맞는다. 당시 주권 반환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 통치의 두려움으로 서방 국가로의 이민 붐, 중국 경제 성장의 파트너이자 서방과의 창구 역할을 거친 홍콩인들은 경제와 정치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의 강력한 영향력 속에서 분열된 가운데 2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은 ‘홍콩의 회귀(回歸) 20주년’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대대적으로 홍콩 반환 2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한편 홍콩에 대한 강력한 통제와 지휘권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영국의 통치를 겪었던 홍콩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으로부터 자율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홍콩 찾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발전상과 일국양제의 중요성, 중앙 정부의 통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21일 1면에 ‘강하고 당당하게 홍콩을 수호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인민해방군 홍콩 진군 20년을 기념하는 글을 실었다. 런민르바오는 1997년 7월 1일 중국은 홍콩의 주권을 되찾고 인민해방군이 주둔을 시작해 강철같이 홍콩을 지키고 있다면서 이것이 홍콩의 번영과 일국양제를 지키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인민해방군 위안위바이(袁譽柏) 남부 전구 사령관은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기고한 글을 통해 “홍콩 주둔군은 상징적 의미의 주둔에서 힘을 과시하는 존재로, 이미지 구축에서 전투역량 발전단계로 전환됐다”며 홍콩 주둔군이 중국의 주권뿐만 아니라 일국양제를 수호하는 게 임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과거 부근 영해와 영공의 정찰활동 등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던 중국의 홍콩 주둔군은 최근 전력과 활동반경을 넓히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기념행사가 열리는 7월 1일 전후해 홍콩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시 주석이 주둔군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1일 홍콩에서 열리는 반환 20주년 기념행사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3만 명의 경찰력이 투입되는 등 경비가 최고 수준으로 삼엄해지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열리는 500여 건의 다양한 기념행사에 6억4000만 홍콩달러(약 920억 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0주년인 지난 2007년 6900만 홍콩달러의 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시 주석 일행과 관련된 일정에 총 5000만 홍콩달러(72억 원)라는 거액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 등 6명의 중국 방문단이 홍콩을 방문했을 당시 지출한 578만 홍콩달러의 8배 수준이다.

◇중국인 정체성 부족한 홍콩인의 불만

20주년이 지나면서 ‘한 나라 두 정치 제도’라는 일국양제 정책을 두고 홍콩인들은 ‘양제’를, 중앙정부는 ‘일국’을 강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20년을 지나면서 일국양제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홍콩인들은 홍콩의 자율성을 더욱 요구하면서 불만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일각에서는 영국령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의견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었던 홍콩 경제는 현재 중국 대륙 경제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빈부격차는 지난 46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고 스트레이트타임스는 보도했다.

홍콩에서는 보통선거를 요구한 2014년 ‘우산혁명’ 이후 스스로를 ‘중국인’이라기보다는 ‘홍콩인’으로 여기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홍콩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홍콩인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63%인 데 비해 중국인이라고 답한 사람은 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중국 중앙정부의 노골적인 개입으로 실시된 간접선거에서 행정장관에 당선돼 ‘중국 중앙정부의 꼭두각시’라는 비판을 받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는 22일 런민르바오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행정장관은 기본법에 의거해 홍콩 행정특별구와 중국 정부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는 자리로 2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에 정부의 정책에 대한 홍콩인들의 오해를 잘 설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로부터 임명장을 받았으며 중국 중앙정부는 21일 홍콩 5기 내각 구성을 승인했다. 람 행정장관을 비롯한 새 내각은 7월 1일 취임한다. 람 당선자는 “중국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어릴 때부터 ‘나는 중국인’이라는 의식을 갖도록 키워야 한다”며 중국사를 중학교 필수과목으로 하겠다고 밝혀 홍콩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2012년 홍콩 정부는 중국 정부의 뜻을 받아들여 중국 국민으로서의 의식을 높이기 위한 ‘국민교육과’를 초·중학교에 도입하려 했으나 ‘세뇌 거부’ 반대시위가 확산하자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
e-mail 박세영 기자 / 경제부 / 차장 박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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