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지스 어쇼어’ 예산 반영…사드는 보류

비용 저렴·이지스함 연계 가능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방어체계(BMD) 강화를 추진하는 일본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육상 배치형 이지스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를 두고 저울질하다 결국 이지스 어쇼어로 방향을 정하고 있다. 이지스 어쇼어와 함께 배치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던 미·일 공동개발 요격 미사일 ‘SM3-블록2A’가 두 번째 요격 실험에 실패했다.

23일 아사히(朝日)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방위성이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위한 관련 경비를 2018년 예산안 초안에 계상하도록 정부에 요구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또 BMD 강화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던 사드 도입은 보류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오는 7월 방위성 내 장비품 보유 검토 기구인 ‘통합기동방위력구축위원회’를 열고 이지스 어쇼어가 BMD 강화 방안으로 적당하다는 의견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이지스 어쇼어는 도입 비용 추산을 거쳐 내년 예산안에 계상될 공산이 크다고 아사히신문은 덧붙였다.

방위성은 이지스 어쇼어가 해상에서 탄도미사일을 경계하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과 연계돼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점과 사드에 비해 도입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등을 들어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양국은 7월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영국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일본의 BMD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전망이다. 또 이에 앞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하와이에 있는 미군 이지스 어쇼어 실험시설을 시찰하는 방안도 조정 중이다.

그러나 이지스 어쇼어와 병합 운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일 공동 개발 중인 요격 미사일 SM3-블록2A가 22일 2차 요격 실험에는 실패했다. 이날 일본 방위장비청과 미국 미사일방위청은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SM3-블록1A’의 개량형이자 요격 고도 및 명중률이 향상된 SM3-블록2A의 요격 실험을 했지만, 표적 요격에 실패했다. 지난 2월에 실시된 1차 요격 실험은 성공한 바 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날 북한 위협 등에 대한 한·일의 대응을 신속하게 논의하기 위해 양국 국방장관이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을 올가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