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장벽 ‘발등의 불’ 인데… 靑 ‘통상 홀대’에 기업들 우려

美상무부 조사보고서 곧 공개
‘철강, 안보 직결’포함땐 타격
철강업체 사절단 제외‘한숨’

내주 무역적자보고서도 예정
‘일자리 감소에 영향’ 평가땐
韓 포함 16개국 수출 악영향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미국 방문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미국 행정부가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발표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강화가 뻔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통상 분야와 대미(對美) 시장 기업들에 소홀히 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이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청와대 및 산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작성한 철강 수입 안보영향조사 보고서의 공개가 조만간 예정돼 있다. 이 보고서에 철강 품목의 수입이 미국 안보와 직결돼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포함되면 대미 철강 수출 3위에 해당하는 한국 등 주요 철강 수출국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미국은 철강 수입에 대해 관세 0%를 적용하고 있으나 관세할당, 쿼터설정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면 셰일가스 유정용 강관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철강업체들은 불이익을 피하기 어렵다.

또 미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주쯤 무역적자 분석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 분석 행정명령에 따라 90일 이내 보고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자국 일자리 감소 등 경제에 나쁘다는 평가가 담길 경우 우리나라 등 16개 분석대상국의 대미 수출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업들은 이 같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조치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들을 풀 중요한 기회인 정상회담에서는 통상 현안의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일고 있다. 청와대가 방미에 동행할 경제인단 선정 심사 과정에서 산업부는 의견도 내지 못한 채 뒷짐을 진 모습이었고, 선발된 기업 중에도 철강 분야 등 통상 이슈에 민감한 일부 업종은 제외됐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번 방미에서 시급한 대미 통상 문제를 해결할 계기가 마련되리라는 기대가 컸다”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동행 선정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기업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