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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4일(土)
(1152) 56장 유라시아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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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일본이?”

시진핑이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오늘 이화원 근처의 주석 별관에서 주석실 비서 왕춘의 보고를 들은 순간 와락 소리쳤다. 물론 응접실에는 왕춘과 둘뿐이기는 하다. 긴장한 왕춘이 숨만 들이켰을 때 시진핑이 다시 물었다. 목소리가 아직도 높다.

“정확한 정보인가?”

“예, 주석 동지.”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왕춘이 말을 이었다.

“내일쯤 관방장관이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고 합니다.”

“…….”

“이미 각 계파 수장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유라시아연방 가입안은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

“아베 총리는 그것으로 유라시아연방의 중심국 위치를 선점한다는 계획입니다.”

시진핑이 이제는 눈만 껌벅였다. 그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었다. 대한민국과 러시아가 아직 안(案)만 내놓은 유라시아연방 구상을 일본이 구체화하고 연방 가입을 가장 먼저 선언했으니 주최국이나 같다. 기습적인 선수(先手)다.

“으음.”

소파에 등을 붙인 시진핑이 신음을 뱉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서동수를 ‘공산당전대’에 ‘한민족대표자’로 참석을 시킨다는 등 하면서 유라시아연방에서의 대한민국 위치를 격하시키고 분위기를 흐리는 ‘꼼수’를 부렸다. 아베의 명쾌한 한 수가 이쪽을 민망하게 만들어 버렸다. 일본놈들의 기습이다.

“아베, 이놈.”

저절로 시진핑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그때 왕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주석 동지, 오 대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더 기다리게 할까요?”

오 대사란 주한 중국대사 오호성을 말한다. 시진핑이 오호성을 불렀던 것이다. 왕춘의 시선을 받은 시진핑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 대사로 외교부 국장급을 임명했다. 일본이나 미국, 러시아 등에서는 최소한 차관, 장관급을 보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을 아프리카의 개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취급한 것이다. 몇 년 전에 미국과 불편한 관계였을 때에도 몇 달간이었지만 미국 대사로 국장급을 보낸 적도 있는 터라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그때 시진핑이 말했다.

“오라고 해.”

왕춘이 서둘러 방을 나가더니 곧 긴장으로 굳어진 50대쯤의 사내와 함께 들어섰다. 바로 주한 중국대사 오호성이다. 두 손을 모은 오호성이 다가와 서자 시진핑이 외면한 채 말했다.

“저기, 임명장은 잠시 보류하는 것이 낫겠소. 그러니까 그냥 돌아가도록.”

“예, 주석 동지.”

왜냐고 물을 이유도 없고 그럴 위치도 아니었으므로 오호성이 대답했다. 시진핑의 말이 이어졌다.

“혹시 한국 측에서 임명장을 왜 안 주냐고 묻거든 당 중앙에서 검토 중이라고 하도록.”

“예, 주석 동지.”

“그리고.”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시진핑이 처음으로 오호성을 보았다.

“서울로 돌아가서 ‘한반도위원장’ 축하 리셉션이나 만찬은 모두 취소하도록.”

그러고는 시진핑이 머리를 끄덕여 끝났다는 시늉을 했다. 영문을 모르는 오호성이 방을 나갔을 때 시진핑이 긴 숨을 뱉었다. 그때 문득 한국을 너무 얕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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