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ICBM 엔진 試驗…유화책 아닌 제재에 집중해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은 결코 북·미(北美)만의 문제일 수 없다. 북 ICBM은 유사시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협박용으로도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북 ICBM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임을 한시도 망각해선 안 된다. 그런데 북한의 ICBM 개발이 완성에 근접하고 있다. 북한은 22일 ICBM의 ‘3단계용 엔진’으로 보이는 로켓의 발사를 시험(試驗)했다. 북한이 ‘3·18 혁명’이라고 자화자찬한 ‘대출력 발동기(고출력엔진)’의 지상분출시험 성공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ICBM 마감 단계’라는 김정은의 올 신년사가 빈말이 아님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 12호 등 다양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따라서 3단계 엔진까지 확보하면 미 본토까지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ICBM 최종 완성을 위해선 섭씨 8000도를 견딜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 5000도를 견뎌야 하는 IRBM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머지않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ICBM을 배치할 기술을 손에 넣게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하거나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을 깨달을 만큼 충분히 강력한 제재가 부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당연하고 바람직한 인식이다. 핵·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강한 집착은 이번에 또다시 명확하게 확인됐다. 6차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가 성공한 이후의 대책은 사후약방문이 된다. 따라서 6차 핵실험과 ICBM 발사 자체를 저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은 유화책 아닌 제재에 집중해야 할 때다. 문정인 특보와 현 정부 내 ‘자주파’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남북대화와 한·미 군사훈련 축소 주장은 본말전도의 위험한 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