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인 대마초 권유자 통신 내역 집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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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인물과의 통화 기록 비교···강제수사 전환 가능성
구체적 범죄 사실 수집 못해 아직 내사 단계

아이돌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멤버 가인(본명 손가인·30)씨가 지인으로부터 대마초를 권유받은 사실을 폭로한 것과 관련, 경찰이 관련자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며 강제수사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가인씨가 대마초를 권유한 인물로 지목한 박모씨의 통신기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내역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인씨가 박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실을 이달 초 인지하고 내수에 착수했다. 가인씨와 박씨를 상대로 지난 6일과 8일 각각 방문·소환 형식으로 대면조사도 했다.

경찰은 가인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조사나 임의제출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대마초를 권유한 박씨에 대해선 가인씨의 주장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박씨 주변 인물과 주고받은 통화기록을 비교하는 등 혐의점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통상 통신사로부터 통화 내역을 강제로 제출받기 위해서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만큼 강제수사나 다름없지만 경찰은 “아직 내사단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박씨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만큼 혐의점이나 범죄 사실을 충분하게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하지 않은 것도 혐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수집할 만큼 내사가 진전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찰이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박씨의 의심할 만한 주변인물을 먼저 훑어본 뒤 대마초를 거래한 정황이나 혐의점이 드러나면 강제수사가 개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이 객관적인 물증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박씨로부터 자백을 쉽게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씨는 손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마초를 권유한 사실을 폭로하려들자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떨(대마초를 의미하는 은어)’을 권유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박씨는 경찰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내사 단계부터 외부에 노출이 된 이상 수사로 정식 전환할 경우 사실상 공개수사나 다름없어 여기에 부담을 가진 경찰이 마약수사의 특성상 기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사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미 이메일, SNS 등의 다른 통신기록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박씨의 주변인물 가운데 가인씨와 연인 관계인 배우 주지훈(35)씨에 대해서도 수사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주씨는 박씨와 친분이 두터운 만큼 대마초 흡연 사실에 관해 인지하고 있을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씨는 지난 2009년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현재 가인씨와 박씨에 대해 수사로 전환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혐의점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내사 종결하지 않고 계속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