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 떨어진 ‘14억원 짜리 벙커샷’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들어갔구나” 얼씨구 조던 스피스(오른쪽)가 26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 홀 연장전에서 벙커샷 버디를 낚은 뒤 캐디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피스, 극적인 연장 우승… 사상 3번째 만24세 이전 통산 10승

조던 스피스(24·미국)가 생애 두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두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스피스는 또 잭 니클라우스(77), 타이거 우즈(42·이상 미국)에 이어 PGA투어 사상 3번째로 만 24세 이전에 10승을 채웠다.

스피스는 26일 오전(한국시간)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68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합계 12언더파 268타인 스피스는 대니얼 버거(24·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벙커 샷을 그대로 집어넣는 버디로 승수를 보탰다. 올해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이은 스피스의 시즌 두 번째 우승.

1993년 7월 27일생인 스피스는 2013년 시즌부터 PGA투어에 합류했고 5번째 시즌 만에 두 자리 승수를 거뒀다. 23세 11개월 만에 10승을 거둔 스피스는 우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10승을 달성했다. 우즈는 1997년 PGA투어에 합류했고 3번째 시즌이던 1999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 NEC인비테이셔널에서 당시 23세 6개월 나이로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니클라우스는 1964년, 만 24세 때 10승을 돌파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스피스는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33년 만에 나온 역대 3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스피스에겐 2015년 마스터스에 이어 두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스피스는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냈다. 하지만 스피스는 차분하게 퍼 올렸고, 벙커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극적인 버디를 낚아 우승상금 122만4000달러(약 13억9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버거는 부담이 커진 탓인지 그린 밖에서 보낸 1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항복’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7·이진명)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찰리 호프먼(41), 패트릭 리드(27·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달 AT&T 바이런 넬슨의 공동 5위를 뛰어넘는 올 시즌 최고 순위다.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는 4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는 저력을 뽐내며 공동 17위(6언더파 274타)에 자리했다. 안병훈(26)은 이날 3타를 잃고 공동 66위(1오버파 281타)로 밀려났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