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財源 추계도 않고… 복지·민생정책 ‘중구난방’

아동수당·兵월급 인상 등 봇물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져

‘공무원 대폭 증원, 아동수당, 기초연금 확대, 치매 국가책임제, 병사 월급 인상, 누리과정 지원금 확대….’

26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복지·민생 정책이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쏟아지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퍼주기식’ 복지·민생 정책의 상당수가 정부 부처가 아닌 국정기획위, 일자리위원회 등에서 나오면서 복지·민생 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 소요를 정확히 추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공무원 대폭 증원, 아동수당 지급, 기초연금 확대 방안, 치매 국가책임제, 노인 일자리 및 수당 확대, 청년고용촉진수당, 육아 휴직급여, 병사월급 인상, 누리과정 지원 등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정책을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이 올해 예산(400조5000억 원)보다 6% 늘어난 정부 부처의 내년 예산 요구액(424조5000억 원)이나, 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예산 증가율 7%를 적용한 금액(428조50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기획위 등이 복지·민생 정책을 중구난방으로 쏟아내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경유세 인상, 근로소득자 면세자 축소,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재원(財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필요한 돈의 규모가 너무 커 웬만한 증세(增稅)로는 감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받아야 할 세금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성과연봉제 시행으로 공공기관에 이미 지급된 1600억 원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세금으로 봐야 하지만, 성과연봉제가 폐지된 뒤에도 환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