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개입 ‘역풍’… 고객 서비스 축소 ‘불똥’

카드사 “우대 수수료 확대땐
수익성 악화…마른수건 짜기”

영세상인들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적용 대상 확대 정책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정부의 인위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대상 확대 방침에 수익 악화를 우려한 카드사들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및 이벤트 혜택 축소에 나서기 시작했다.

26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자사 포인트인 ‘씨티포인트’의 델타항공 마일리지 전환을 종료했다. 또 같은 달 1일엔 계약 종료를 이유로 파파존스를 ‘씨티포인트’ 사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씨티카드를 사용하는 한 고객은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러 갈 때 유용했는데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어 아쉽다”면서 “갑자기 왜 혜택이 줄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지난 4월부터 자사 포인트(‘마이신한포인트’)로 도미노피자를 결제(30%)할 수 있는 혜택을 종료했다. 삼성카드도 지난 3월 30일부터 자사 포인트를 제휴 업체에서 사용 및 적립이 가능하도록 한 규정을 사용만 가능하도록 바꿨다. 혜택이 좋아 ‘알짜 카드’로 통하던 상품들도 사라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씨티클리어 카드(비자카드 및 국내 전용)’의 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은 8월부터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어 고객 혜택 중단·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내리막길인데 또 우대 수수료율 대상을 확대하니 마른 수건 짜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금융위원회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완화 차원의 ‘건의사항’을 제출한 상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것은 시장가격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의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