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밀리고 멕시코에 치여 ‘완성차 생산량’ 6위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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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車,‘5위 인도’와 격차 벌어지고… ‘7위 멕시코’ 턱밑추격

1~4월 생산량 ‘142만3537대’
1.1% 줄며 멕시코와 13만대差
인도와 격차도 3배 넘게 증가
노사분규 땐 추가 하락 불가피

올 들어 내수·수출 동반 부진으로 한국의 완성차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경쟁국인 인도, 멕시코 등의 생산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자동차 등의 파업이 시작될 경우 지난해 12년 만에 글로벌 5위 생산국 자리를 인도에 내준 데 이어 올해는 6위 자리마저 멕시코에 빼앗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26일 각국 자동차산업협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4월 완성차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43만9927대보다 1.1% 감소한 142만3537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글로벌 생산 5위로 올라선 인도는 같은 기간 생산량이 149만8141대에서 160만6859대로 7.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인도와 한국의 완성차 생산량 격차는 지난해 1~4월 5만8214대에서 올해 18만3322대로 벌어졌다.

지난해 한국에 이어 완성차 생산 7위를 기록한 멕시코 역시 1~4월 생산량이 지난해 112만3262대에서 올해 129만1822대로 15.0% 급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4월 31만6665대에 달했던 한국과의 생산량 격차는 13만1715대로 크게 좁혀졌다. 미국 정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진 여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는 낮은 인건비, 높은 시장 접근성 등을 무기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시설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본격적인 임금·단체협상 국면에 돌입하면서 완성차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처럼 장기파업이 이어질 경우 생산차질로 멕시코에 역전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조 파업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8월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21만7097대로 멕시코(34만2690대)에 12만5593대나 뒤졌고 9월 생산량 역시 멕시코보다 3만6201대 적었다. 비파업기간 벌려놓은 생산량 격차 덕에 연간 기준 6위 생산국 자리를 지켰지만, 올해는 이미 격차가 크게 좁혀져 파업 시 연간생산량 역전 가능성이 크다.

생산차질 우려에도 노동친화 정책을 내세운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완성차 노조의 기대심리가 커 지난해보다 더 극심한 노사분규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실적 부진에도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전년 수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최장 64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해 5300억 원 적자를 기록한 한국지엠 노조도 현대차와 같은 액수의 기본급 인상, 성과급 500%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