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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7일(火)
이지스함의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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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딸 아테나에게 준 방패 이름에서 따온 이지스 구축함은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그중 24개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군함이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한국의 세종대왕급조차도 무려 1조 원이 넘는다. 현재 이지스 구축함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미국·일본 등 3개국뿐이다. 호주가 호바트급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했으나 올 하반기에나 실전 배치될 예정이며, 스페인과 노르웨이가 보유한 이지스함은 구축함보다 작은 호위함이다. 영국의 45급 구축함이나 중국 052D 구축함 등의 경우 이지스‘급’으로 분류될 뿐이다.

그런데 이지스 구축함이 화물선과의 충돌로 7명의 승조원이 사망하고 크게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함이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 반도 남쪽 해상에서 필리핀 선적 크리스털호와 충돌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을 탐지·요격할 정도로 대공(對空) 방어엔 뛰어나지만, 해상 탐지 능력은 다른 군함과 별 차이 없으며, 그나마 작전을 하지 않을 때에는 레이더를 작동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2만t급 화물선은 육안으로도 충분히 식별할 수 있으며, 따라서 결국 경계 태만에 의한 인재(人災)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아킬레스건’과 동의어로 약점을 뜻하는 ‘이지스함 측면’이란 신조어가 나올지도 모른다. 필리핀 화물선은 비교적 멀쩡했으나 미국 이지스함은 크게 부서졌다. 그것은 이지스함은 적의 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선체 측면을 가볍고 얇은 철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측면 충돌로 미군 이지스 구축함이 대파(大破)한 사건은 2000년 10월 예멘 아덴 항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알카에다 자살 테러단이 폭약을 실은 소형 보트로 들이받았는데, 이 사건으로 미 해군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은 철통 방어망을 자랑하던 이지스 구축함에도 약점이 있으며, 최첨단 장비도 경계 태세가 방만하면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최근 북한 무인기가 성주의 사드 포대를 촬영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같이 ‘이지스함 측면’을 노리는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 사주경계(四周警戒)를 늦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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