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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7일(火)
독일 축구감독 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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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체육부장

독일 축구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이 26일 러시아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하며 A매치 100승을 달성했다. 독일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론 처음이다. 뢰브 감독은 2006년 열린 독일월드컵에서 수석코치를 맡았고 독일월드컵이 끝나자마자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돼 11년째 ‘전차군단’ 독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은 유난히 ‘장수’하는 직업이다. 1926년부터 올해까지 91년간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인물은 모두 10명이다. 평균 재임 기간은 9년이 넘는다. 독일 대표팀 감독 중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건 2년. 제프 헤르베르거 감독은 두 차례에 걸쳐 20년, 헬무트 쇤 감독은 14년 동안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다.

독일 축구는 세계 최강으로 분류된다. 독일은 월드컵 본선 19회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독일은 월드컵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해 브라질(5회 우승)에 이어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2위이며 준우승과 3위를 4회씩, 4위를 1회 차지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18회 본선에 올라 13차례나 4위 이내에 들었다. 월드컵을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기에 독일 대표팀 감독이 장수하는 것일까.

한국은 1986년부터 2014년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8회 연속은 아시아지역에선 최초, 전 세계적으로도 6번째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수시로 교체됐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의 김정남 감독부터 지난 15일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까지 모두 30차례나 사령탑이 교체됐다. 감독대행을 포함해 평균 재임 기간은 1년이 조금 넘는다. 아시아의 호랑이를 자처하지만, 월드컵 지역 예선 통과까지 우여곡절이 있었고 역대 감독 중 대부분은 그 와중에 대표팀을 떠났다. 잦은 감독 교체는 대표팀에 각성과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역기능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계획에 없던 감독 경질로 인해 후임자를 찾기 어렵고, 아울러 장기적인 대표팀 관리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이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던 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이전에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10명의 역대 독일 대표팀 사령탑 중 뢰브 감독을 포함해 절반인 5명이 대표팀 수석코치를 거쳤다. 수석코치로 감독을 보좌하면 자연스럽게 자질을 테스트받고, 또 미래의 감독으로서 업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예측 가능한 과정을 거쳐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되면, 취임한 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정반대다. 1986년부터 31명의 감독 밑에서 수련한 수석코치 21명 중 대표팀 지휘봉을 이어받은 건 6명에 그친다. 수석코치를 미래의 감독 후보가 아닌, 코치들 가운데 최연장자 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자를 정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지 11일 만인 26일 김호곤 부회장이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됐고 이에 따라 새 감독 선임 작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참에 예측 가능한 인사를 곁들이는 게 어떨까. 미래의 감독을 염두에 두고 수석코치를 임명한다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혼란의 고리를 끊을 수도 있지 않을까.

jhlee@
e-mail 이준호 기자 / 체육부 / 부장 이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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