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국내서도 ‘셀러’ 모집… 유통시장에 ‘양날의 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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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판매망 활용 성공사례 소개하며 판매자 끌어들여
세계판로 확대 ‘긍정적’… 美처럼 유통시장 흔들 수도

미국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아마존이 한국에서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존은 한국 내 주력 사업인 웹 서비스뿐만 아니라 세계적 판매망이라는 강점을 이용해 아마존 쇼핑몰의 판매자들을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27일 아마존의 글로벌 채용 사이트에는 서울 지역 채용으로 56개 공고가 열려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은 업체 등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주력 사업 ‘아마존 웹 서비스 코리아’의 인력 수요지만, 일부는 유통 분야인 ‘아마존 글로벌 셀링 코리아’에서 채용하는 자리도 있었다. 주로 한국 ‘셀러’(seller·판매자)들에게 판매망으로서 아마존의 강점을 소개하고 도움을 주는 등 역할을 하는 인력 채용이었다.

아마존은 세계적인 물류망을 갖춘 만큼,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직구·역직구 등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다른 오픈마켓들에 비해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노리고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마존 글로벌 셀링 코리아는 이 같은 강점을 활용해 자체 홈페이지에 국내 셀러들의 해외 판매 성공사례를 계속 소개하면서 판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마존의 셀러 모집은 국내 개인 판매자와 중소 업체들의 해외 판로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충분한 판매자 구성을 갖췄을 때 갖게 될 파괴력을 우려하고 있다. 아마존이 어느 정도의 판매자 풀을 갖추고 나면, 한국어 사이트를 신설해 현재 아마존 영문 사이트를 활용하는 국내 직구족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 이용객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국내 진출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아마존의 노하우와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물류망을 도입해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전국적인 유통망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활용해 기존 백화점·식료품 업체 등을 위협하며 유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아마존이 현재는 국내 직구족 이용 등에 그치고 있지만 셀러 확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전자상거래 시장을 기점으로 큰 파괴력을 행사할 소지가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 역량이나 자본력, 글로벌 물류망 등 여러 측면에서 국내 오픈마켓들에 비해 아마존이 셀러들에게 어필하는 강점이 있다”며 “미국 유통망을 뒤흔드는 아마존의 위협을 남의 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