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詩>비 그친 아침에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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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양쪽 감나무와 은행나무에 이어 놓은 빨랫줄 하나



젖은 입성과 퀴퀴한 이불

눅눅한 꿈자리와 습기 많은 살림이나 걸쳐놓은 줄



자랑할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마당에

밤새 내리던 비 그친 아침



빨랫줄에 촘촘히 꿰인 빗방울,

빛방울이라니



세상에, 이리 크고 빛나는 목걸이를 걸어놓은 이 누구신가



신혼살림 대출 받느라 변변하게 마련도 못한 패물

이제라도 이걸로 대신하면 안 되겠나



저 무한찬란 빛방울이라면

빚이란 빚 다 갚고도 뒤란까지가 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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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62년 전북 남원 출생. 시집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청소년 시집 ‘운동장 편지’ 등 출간.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 신석정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