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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30일(金)
(1156) 56장 유라시아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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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이렇게 개떡같이 된 거야?”

갑자기 크램프가 묻는 바람에 방 안이 조용해졌다. 이것이 크램프의 성품으로 가끔 경직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오늘처럼 복잡한 국제관계를 논의할 때 그렇다. 방 안에는 국무장관 존슨, 비서실장 서랜던, 안보수석 레빈스키까지 둘러앉았는데 크램프의 최측근은 다 모인 셈이다. 크램프가 다시 투덜거렸다.

“대륙의 중국과 해양세력인 우리 틈에 끼여서 금방 지도에서 사라질 것 같았던 한국이 말이야.”

크램프의 시선이 벽에 붙은 상황도로 옮겨졌다. 크램프의 상황도에는 아시아 대륙이 붉은 선으로 반짝이고 있다. 국경선은 녹색, 그런데 노란색 점선으로 그려진 선이 보였다. ‘유라시아연방’의 가상 국경이다. 그것은 러시아와 중국, 한반도와 일본까지 포함돼서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때 존슨이 말했다.

“각하, 현실에 빨리 적응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일본에 이어서 중국도 곧 유라시아연방에 가입하게 될 테니까요.”

“그럼 대륙세력의 중심(中心)은 대한민국이 된단 말인가?”

크램프의 시선이 레빈스키에게 옮겨졌다.

“우리한테 방위를 부탁하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는데 말이야.”

“대세(大勢)가 그렇게 흐른 것이지요.”

레빈스키가 달래듯이 말했는데도 크램프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한숨을 쉬었다.

“이거 7함대가 무용지물이 되었잖아?”

“그럴 리가 있습니까? 각하.”

“그 일본놈들이 일본 항구에 7함대를 정박시킬 것 같아? 우린 하와이로 물러나야 된다고.”

“…….”

“태평양 절반은 유라시아인지 대한민국인지 그놈들한테 빼앗긴 셈이라고.”

“…….”

“이건 진주만 기습과 비슷한 일본놈들의 배신이야.”

크램프의 화풀이 대상이 만만한 일본으로 옮겨지고 있었지만 셋은 침묵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이다. 미국은 먼저 일본이 상의도 하지 않고 유라시아연방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에 자존심을 다쳤다. 언제는 미국과의 동맹에 업혀 중국과 한국에 대고 큰소리를 탕탕 치더니 지금은 재빠르게 ‘대륙그룹’에 붙은 것이다.

“나 참, 얼마 전만 해도 남북으로 절반씩 쪼개져서 북한이 미사일을 한 발만 쏴도 우리를 쳐다보던 나라가…….”

크램프의 화풀이가 다시 예전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갔다.

“거기에다 남쪽은 다시 동서로 쪼개지고 또 친북, 반북, 노인, 청년으로 갈기갈기 찢겨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던 나라가.”

“…….”

“이게 뭐야? 대세를 타다니? 이게 다 푸틴의 장난 아닌가?”

레빈스키가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렸다. 아니라고 했다가 말만 길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크램프가 눈동자의 초점을 잡더니 존슨을 보았다.

“존슨! 서동수, 그놈한테 가.”

오늘의 회의 목적은 이것이다. 존슨이 심호흡을 했다. 역시 크램프는 대통령이다. 흥분도 잘하지만 반전시키는 재치도 뛰어났다.

“예, 각하. 가겠습니다.”

“가서 유라시아연방에 미국도 가입 의사가 있다고 전해. 우리 알래스카하고 러시아가 거의 붙어 있으니까 말이 된다고.”

“예, 각하.”

“연방에 포함되지 않으면 준회원국이라도 말이야. 이런 젠장,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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