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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미숙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30일(金)
安保 뉴노멀 시대, 同盟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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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대통령 탄핵 사태로 중단된 정상 외교가 다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내달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10여 일이 한반도 안보 현안에 대한 중대 결정이 내려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중의 최대 현안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해법을 마련하는 것인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때문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사드는 오는 8월 24일로 수교 25주년을 맞는 한·중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은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사드 철회를 내세우고 있다. 사드 갈등의 출구를 찾기 위해선 한·미·중의 상호관계 원칙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사드는 한·미 동맹의 결정 사항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때문에 배치가 결정된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철회될 가능성은 없다. 예수 탄생을 기점으로 서양사가 기원 전후로 나뉘듯 한반도 안보도 이제 사드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국제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뉴노멀 시대로 접어든 것처럼 한반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해 ‘사드 뉴노멀’ 시대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사드 뉴노멀 시대에 한·중이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해선 수교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공산당 지배 국가 중국은 25년 전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불간섭, 평등과 호혜를 규정한 수교 6개 항에 합의했다. 정경분리에 따른 국가 교류를 공식화한 셈이다. 이런 원칙에 입각해 양국의 교역 규모는 수교 첫해 63억8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113억 달러로 급팽창했다. 수교 후 한·중 관계는 김영삼 정부 때는 협력동반자 관계로, 노무현 정부 때는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나아갔고 이명박 정부 때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그러나 중국의 뿌리 깊은 대국주의 발상으로 인해 실질적인 외교·안보 협력은 어려웠던 게 지난 역사다. 고구려사를 둘러싸고 동북공정 갈등이 불거졌고, 지나친 북한 감싸기로 인해 북핵 문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최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임성남 외교1 차관에게 “양국이 수교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는데 현 국면에서 딱 필요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한·중 관계의 초심은 바로 정경분리다. 이 원칙에 입각해 양국관계가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사드로 한국을 겁박하면서 “한·미 동맹은 냉전의 유물”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던 나라”라는 식으로 시 주석이 되뇌는 것은 초심 위배다. 중국이 수교 정신을 존중한다면 사드 보복을 중단하고, 공동의 안보 위협인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동 때 “사드 배치는 한·미 동맹의 결정”임을 재확인해 사드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사드 배치 결정을 뒤집지 않되, 실제 배치는 유보한다’는 애매한 미·중 양다리 전략은 한·미 동맹 불신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을 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그런 애매한 절충주의는 한·미 동맹을 흔들려는 중국 전법에 말려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노회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쌍중단(雙中斷), 쌍궤병행(雙軌竝行)’에는 한·미 동맹을 흔드는 음모가 숨어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 중단(쌍중단)한 뒤 북한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을 동시 추진하자(쌍궤병행)’는 왕 부장의 제안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동결 대 동결 안’과 유사하다. 그런데 자세히 따져보면 쌍중단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시켜 한·미 동맹을 종이호랑이로 만든 뒤 주한미군 철수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골칫거리 북핵을 해결하면서 한·미 동맹도 깰 수 있으니 중국으로선 크게 남는 장사다. 문 대통령은 국가 안위가 걸린 사드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말고 확실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해야 한다. 사드는 한반도 안보의 뉴노멀인 만큼 신속 배치를 통한 한·미 동맹 강화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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