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신임투표’ 승리… 메이 일단은 ‘자리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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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서 작성하는 ‘여왕연설’
연정파트너 민주연합당이 도와
의회서 14표차 가까스로 통과

테리사 메이(사진)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소수정부가 의회 신임 투표에서 14표 차로 ‘불안한 승리’를 거뒀다.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 타결에 성공해 일단 자리를 지켰지만 이날 노동당에 낙태 관련 정책을 양보하면서 위태로운 입지를 드러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9일 영국 하원은 보수당 정부의 2년간의 주요 입법계획들을 담은 ‘여왕 연설’에 대한 표결을 시행했다. 조기 총선 패배 이후 메이 총리의 첫 시험대였던 이번 표결에서 보수당의 입법계획은 찬성 323표, 반대 309표로 가결됐다. 영국 의회는 회기를 개시하면서 집권당이 작성한 ‘여왕 연설’ 속에 들어있는 입법 계획에 대한 찬반 투표를 통해 사실상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에 들어간다.

메이 총리는 민주연합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서 테러, 조기총선 과반의석 미확보, 그렌펠타워 화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론 악화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지켰다. 이번 표결에서 민주연합당 소속 의원 10명은 보수당의 입법계획을 지지했다. 대신 민주연합당은 보수당으로부터 2년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에 10억 파운드(약 1조4500억 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현지매체들은 의회 첫 관문 통과에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의 입지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메이 총리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노동당이 하드 브렉시트에 대항해 총공세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메이 총리는 노동당에서 발의된 북아일랜드 출신 여성에 대한 잉글랜드 병원 무료 낙태수술 제공 법안을 보수당 내부의 반발을 외면하고 수용하면서 정치권에 눈치를 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메이 총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지도자들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사전 회동에 참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주재 아래 열린 이날 회동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메이 총리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자유무역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기로 합의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