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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04일(火)
(1158) 56장 유라시아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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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에서 오셨군요.”

신청서를 든 고정호가 유병에게 물었다. 이곳은 한시티 중심부인 2번 도로 옆의 ‘이민부’, 거대한 5층 건물이었는데 하루 유동인구가 1만 명이나 된다. 그러나 행정업무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어서 글을 못 쓰고 못 읽는 민원인도 3분 안에 신청서를 작성해준다. 행정 보조사원이 1000명이나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유병의 가족 7명이 ‘이민부’ 앞에 도착해서 지금 앉아 있는 178호 상담실에 들어왔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12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물 흐르듯이 진행된 것이다. 보조사원 하나가 수속을 거들어 주었는데 유병은 뭘 쓰지도 않았다.

“예, 그렇습니다.”

유병이 조심스럽게 중국어로 대답했다. 그렇다. 선양 황성(皇城)의 목공 유병은 일가족을 이끌고 한랜드로 야반도주를 한 것이다. 부모와 처, 외아들 우만, 그리고 장인, 장모까지 함께 왔다. 전주임한테서 가불을 거절당한 지 오늘이 닷새째가 되는 날이다. 그때 7쌍의 시선을 받은 고정호가 중국어로 말했다. 고정호는 조선족 동포다.

“우선 14번가에 위치한 이민자 숙소를 무료로 임대해 드리겠습니다. 2층 건물에 방이 다섯 개니까 가족들이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옆에 서 있던 보조사원이 임대주택 사진을 보여주었다. 받아본 유병이 숨을 들이켰다. 아파트가 아니다. 단독주택이다. 정원이 있고 2층 창문이 선양의 황궁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다음에 급한 것이 유병 씨의 직장 문제인데요. 목공 전문가시니까 당장에 취업이 되실 것입니다. 댁에 계시면 일주일 안에 여기 있는 보조사원이 연락을 드릴 것입니다.”

입만 딱 벌린 유병에게 고정호가 말을 이었다.

“그다음이 아드님 우만의 취학인데 집 근처에 제7중학이 있습니다. 거긴 중국인 학교인데 즉시 편입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학교에 연락을 할 테니까요.”

숨만 들이켜는 유병에게서 시선을 뗀 고정호가 이제는 유세정을 보았다. 유병의 아버지다.

“유 선생님은 쿵푸를 하셨군요.”

“예? 예.”

유세정이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보조사원에게 건성으로 말한 것이 기록이 되었다. 그러나 64세의 유세정은 쿵푸의 권위자다. 50년 가깝게 쿵푸를 했고 제자를 가르쳤지만 10여 년 전부터는 혼자 집에서 수련만 했다. 돈벌이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고정호가 말했다.

“유 선생님은 쿵푸를 가르치실 수 있습니까? 이곳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말입니다. 물론 보수는 드립니다.”

컴퓨터를 본 고정호가 말을 이었다.

“원하신다면 쿵푸 사범 일을 드리지요. 한 달 보수는 1주일 3회 출강에 3000달러 정도입니다.”

아직 계산이 잘 안 된 유 씨 가족은 눈만 껌벅였고 고정호의 시선이 유병에게 옮겨졌다.

“목공의 기본 월급은 5000달러입니다. 그리고 이민자 가족은 생활안정자금으로 6개월간 가구당 3000달러씩 받습니다.”

고정호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물론 바로 취업해서 보수를 받게 되어도 생활안정자금이 나옵니다.”

그때 유병의 장모 춘란이 나섰다. 57세, 다부진 성격으로 이번 한랜드행을 주도해서 남편을 끌고 왔다.

“저는 자수를 합니다. 봉황과 꽃 자수를 40년 가깝게 했지요. 일거리를 주세요.”

그러자 고정호가 머리를 끄덕였다.

“좋은 기술입니다. 지금 찾아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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