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도 경쟁이다”… 幕올린 서바이벌

6~16일 남산예술센터서 5개 극단 참여 독특한 시도

경쟁이 일상화된 시대, 더 이상 “예술은 경쟁과 무관하다”는 논리를 내세우지 않고 그 한가운데로 뛰어든 젊은 연극인들이 있다. 평균 연령 30.3세의 배우들로 이뤄진 5개 극단은 경쟁 시스템을 극단적으로 상징하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의 옷을 입고 연극 무대에 선다. 극단별로 선보이는 공연, 매회 치러지는 관객 투표, 상금 1800만 원을 받을 우승팀 호명까지가 하나의 연출이다. 오는 6~16일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창조경제_공공극장편’에서 선보이는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창조경제_공공극장편’이라는 제목은 “나의 창조활동이 나의 경제생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문장에서 출발했다. 자유로운 창작활동이 경제적 이익으로 환원되기 위해서는 일상화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관객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공공극장인 남산예술센터의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각자의 창조활동을 최대로 끌어올려 경쟁하는 것이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원칙. 해당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앤드씨어터(연출 전윤환)와 907(연출 설유진), 극단 불의전차(연출 변영진), 신야(연출 신아리), 잣 프로젝트(연출 이재민) 등 총 5개 팀이 참여한다.

젊은 연극인들은 경쟁 중심적인 사회 시스템을 거부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대신 공연을 통해 질문을 던지며 더듬더듬 나아간다. 경쟁은 창조활동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경쟁의 규칙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창조활동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 공공의 지원은 경쟁을 가속화하는가, 보완하는가? 그리고 관객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는가?

연극에서 답을 찾지 못한 관객이라면 15일 공연 후 열리는 ‘남산여담’에서 같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시인이자 사회학자인 심보선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 남산여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쟁 시스템과 청년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예술활동’을 주제로 개최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