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KBO,‘구단 - 심판 돈거래’ 쉬쉬… 팬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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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휘청이고 있다. 두산과 심판의 돈거래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어처구니없는 일 처리로 인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3년 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두고 김승영 두산 사장이 최규순 전 심판에게 현금 300만 원을 건넸다는 사실이 2일 폭로됐다. 지난해 10월 두산은 금전 거래를 KBO에 신고했지만, KBO는 3월에야 상벌위원회를 열었으며,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KBO는 “최 전 심판이 승부에 개입했다는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돈을 주고받은 시기가 2013시즌 두산-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날이었으며 공교롭게 1차전 주심이 최 전 심판이었다. 이를 ‘개인의 일탈’로 여겨 외부에 알리지 않은 KBO에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건은 명백히 야구규약 제155조 ‘금전 거래 등 금지’ 제1항 위반 사항이다. 대가를 바라고 한 금전 거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규정을 위반한 만큼 KBO는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KBO는 김 사장에게 ‘엄중 경고’ 조처를 내리는 데 그쳤고, 최 전 심판에 대해서는 “연락을 취하기 어려워 상벌위원회에 불러내지 못했다”는 이해하기 힘든 변명으로 일관했다.

KBO의 방관자적 태도는 계속 논란이 돼왔다. 지난해 11월엔 NC가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10억 원을 받고 kt로 트레이드한 사실이 적발됐지만, KBO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워 미온적으로 대응해 논란을 자초했다. 2012년 박현준, 김성현의 고의 볼넷 등 승부조작 사실이 적발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KBO 홈페이지 등엔 안일한 대응을 꼬집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KBO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뒤로 숨기 바쁘다”며 “진실을 밝히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가가 없었다는 KBO와 두산의 해명을 누가 믿겠느냐. KBO 임원들은 모두 사퇴하고 철저하게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우성 체육부 기자 applep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