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天安 홍보축제도 무산… ‘反美 행패’에 계속 휘둘릴 건가

충남 천안(天安)시가 오는 10월 말 주한 미군과 가족들을 초청해 ‘도깨비 축제’를 열려고 했으나, 일부 반미(反美) 성향 단체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천안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0년 평택기지 이전이 완료되면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에 있게 될 미군과 그 가족 4만여 명을 겨냥해 천안시를 홍보하기 위한 축제를 준비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와 중국과의 무역 악화로 국민의 반미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는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의 조직적인 반대로 지난달 30일 ‘보류’ 판정을 내린 것이다.

천안은 6·25전쟁 초기 북한군 탱크를 저지하기 위해 미 제24사단 제34연대장 로버트 마틴 대령이 직접 바주카포로 응사하다가 전사한 7·8 천안지구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이 전투에서 미군 129명이 전사했으나, 낙동강 방어선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그런데 미군 초청 행사도 열지 못하는 곳이 돼 버린 것이다. 이번 천안 홍보축제를 무산시킨 것은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미치는 반(反)안보 행위이자, 지역 상인들의 영업도 훼방 놓는 ‘조폭적 행패’다.

지난달 10일엔 의정부 ‘미2사단 콘서트’가 파행됐다. 그리고 24일엔 미 대사관 포위 시위가 벌어졌고, 미 대사관 측은 외교공관 보호의무를 규정한 빈협약에 비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항의 서한을 보내왔다. 극소수의 반미 시위대에 지자체는 물론 나라가 휘둘리고, 한·미 동맹까지 훼손돼서야 되겠는가. 정부와 지자체, 공권력의 엄정 대응을 촉구한다. 그러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미도 빛이 바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