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등 4개국 ‘카타르 압박’ 비밀 회동

카타르 ‘13개안 不수용’ 고수
경제제재 등 추가로 논의한 듯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가들이 카타르 단교 해제 조건으로 제시한 13개 요구안의 시행 종료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바레인 등 4개국의 정보수장이 비밀 회동을 했다. 카타르는 마지막 날까지 13개 요구안의 부당함을 비판하면서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의사를 내비쳤다.

이집트 국영통신 MENA는 4일 “카타르 단교 조치를 주도한 사우디, UAE, 이집트, 바레인 등 4개국 정보수장들이 카이로에서 비밀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사우디 등이 카타르 단교 해제의 조건으로 제시한 13개 요구안에 대한 시행 종료 기한이다. 이들 국가는 지난달 5일 카타르와의 단교 조치 이후 22일 카타르에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이란과의 단교 △카타르 내 터키군 주둔 금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외교 회복 조건을 내밀며 10일간의 결정 시간을 줬다. 그러나 종료 시한인 2일까지 양측 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쿠웨이트의 중재로 4일까지 기간이 연장된 바 있다.

이번 비밀 회동은 4개국 외교장관들이 카타르에 대한 추가 제재 논의를 위해 만나기로 했던 5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따라 카타르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 및 정보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랍 4개국의 고위 외교관들을 인용, “걸프국가들이 카타르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외교적 고립을 확대하는 한편 카타르를 걸프협력회의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13개 요구안을 끝내 수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외교장관은 4일 카타르를 방문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과의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요구 조건을 담은) 목록이 비현실적이고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카타르는 천연가스 생산 설비에 투자해 2024년까지 LNG 생산량을 30%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신은 아랍국가의 단교에 따른 봉쇄 조치에도 LNG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등 카타르가 자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