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희망 잃지 말라고 격려… 여성회계사 꿈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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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회장賞 박미나 양

안녕하세요?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나요? 신현여자중학교에 입학하여 적응하기 힘들었던 1학년 생활을 마치고 2학년에 올라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만나게 됐죠.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던 집안 사정 이야기도 선생님께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갑자기 갚지 못할 정도의 빚이 생겼다고 부모님이 이야기하시는 걸 들었어요. 집을 팔고 월세로 들어서 살고 있는데 급식비, 휴대전화요금 등 거의 전부 10만 원대여서 밀린 적이 조금 많게 됐는데, 선생님께서 어머니께 전화 드린 것을 보고 조금 긴장했지만, 어머니께서 전화를 끊고 기뻐하는 걸 보고 다행이라고 느꼈어요.

어머니께서 저한테 “미나야, 선생님이 도와주신대” 하며 정말 기뻐하셨어요. 여러 가지 절차를 밟고서 장학금을 받게 됐는데 지금 이 편지를 통해 선생님께서 제 감사한 마음을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아 참, 그리고 우리 집은 ‘개인 회생’을 통해 조금씩 괜찮아지려고 해요.

사실 저는 선생님과 같이 있을 때는 대학 가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대학 가고 싶다고 말했어요. 아버지께서는 “미나야, 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취직하고 대학 다니는 건 어때?”라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전 국문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기술을 배우라니 아버지가 조금 미웠어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한 저 자신이 더 미워지네요. 아버지가 운수업을 하시는데 팔과 다리를 많이 사용하고 오랜 시간 동안 차 안에서 일해야 했는데 저는 저 혼자만 생각하고 아버지 생각은 안 했어요.

그래서 제가 제일 가고 싶은 인천세무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취직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버지와 어머니께 세무고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아버지께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시다가 저와 둘이 있을 때 “아빠가 미안해. 많은 걸 해주지도 못하고 짐만 되게 해서 미안해” 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여성 회계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저도 용돈 기입장 쓰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지금 고등학교 진학 준비 중인데 제가 노력한 만큼 될 거라 믿어요. 저에게 희망을 주신 이향미 선생님께 항상 감사드리고, 제가 받은 그대로 다른 힘든 사람들이 있으면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