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9.20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제일반
[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07일(金)
리콴유 ‘3남매의 亂’ 점입가경… 권력투쟁 넘어 國格 훼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3남매가 권력 갈등을 일으킨 불씨가 된 옥슬리가 38번지 소재 리 전 총리의 생전 자택. 자료사진
‘자택처리 갈등’ 일파만파

부(富)와 질서의 상징인 싱가포르에서 리콴유(李光耀·2015년 별세) 전 총리의 세 자녀가 ‘형제의 난’을 벌이고 있다. 리 전 총리의 낡은 집을 놓고 시작된 3남매의 전쟁(戰爭)이, 권력투쟁 성격의 정쟁(政爭)으로 번지면서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 전 총리와 싱가포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대내외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페이스북 정쟁

사건은 지난달 14일 발생했다. 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65) 현 총리를 비판하는 성명을 여동생인 리웨이링(李瑋玲·62) 싱가포르 국립 뇌신경의학원 원장과 남동생 리셴양(李顯陽·60) 싱가포르 민간항공국 이사회 의장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 총리가 집을 헐어버리라는 부친의 유언을 어기고 이 집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리 총리가 ‘사후에 자택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자신의 아들에게 정권을 물려주려는 ‘왕조 정치’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부친 별세 이후 우리는 리 총리가 동원한 정부기관에 의해 위협을 받아왔다”며 “싱가포르를 떠나고 싶을 정도”라고 밝혔다.

해외 휴가 중이던 리 총리는 15일 4000자에 육박하는 장문의 성명을 내고 두 동생이 부친의 유훈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두 동생의 성명으로 나라가 시끄러워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2013년 12월 이 같은 유언을 남길 당시 부친은 조언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제수(弟嫂) 측 변호사들 앞에서 15분 만에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항변했다. 남동생 리셴양의 아내이자 유명 로펌 대표인 리수엣펀(59)이 리 전 총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유언장에 이 같은 내용을 넣었다는 것이다.



# 리콴유의 낡은 집

문제의 핵심에 있는 리 전 총리의 가옥은 싱가포르 옥슬리 거리 38번지에 있는 낡은 집이다. 그는 이곳에서 1945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70년을 살았다. 양측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리 전 총리가 “집이 너무 오래돼 벽이 갈라지는 판이니, 없어져도 자식들이 서운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생전에 집을 허물어 버리라고 했다는 유언이다.

그러나 리 총리가 아버지의 유훈을 거슬러 집을 유적지로 만들고, 이를 우상화하는 방식으로 ‘리콴유 왕조’를 만들려 한다고 리셴양과 리웨이링은 주장한다. 나아가 리 총리의 아들인 리훙이(李鴻毅·30)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는 것이다.

2004년 총리에 취임한 이후 지난 10여 년간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은 리셴룽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 형식의 토론회에서 형제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틀에 걸친 토론회가 끝난 뒤 리 총리는 “의혹이 대체로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동생들은 또다시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리 총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 본질은 ‘권력투쟁’

리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지난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싱가포르의 2대 총리와 여당인 인민행동당 총서기를 지낸 고촉통(吳作棟·76) 전 총리는 4일 의회에 나와 이번 싸움의 본질이 유산이나 돈이 아닌 ‘권력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싸움의 전면에 등장한 ‘리콴유 자택 처리 문제’가 회화작품에서 나체의 국부를 가리는 데 쓰이는 ‘무화과 잎’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리셴양·리웨이링 남매를 겨냥해 “그들은 정부와 국민이 감내해야 할 엄청난 손실을 무시한 채 리 총리를 낙마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 씨 형제들이 아버지의 명성과 유산을 낭비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가족의 문제지만, 자기파괴 과정에서 국가가 무너진다면 이는 공공의 문제”라며 “국민은 이제 이 문제에 대해 염증을 느낀다”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집 처분을 둘러싼 갈등은 장남인 리 총리의 권력 독점과 세습 우려에 대한 형제들의 반발이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리웨이링은 “리 총리 부부가 아들 리훙이를 데리고 리콴유의 후광이 깃들어 있는 집에 들어가 살면서 3대 세습을 꾀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아들을 위한 정치적 야망이라는 주장은 낭설”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법적 조치를 취하진 않고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
e-mail 김다영 기자 / 국제부  김다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강력한 리더십 後光에 가린 ‘폐쇄 정치’ 의 치부 드러내
[ 많이 본 기사 ]
▶ 트럼프 순서되자 자리 박차고 나간 北대사…“연설 보이콧..
▶ 청주 20대 나체 여성 살해 용의자 긴급체포
▶ 백제 무왕·선화공주 무덤?…익산 쌍릉 100년만에 발굴
▶ ‘독일 망명객’ 조영삼 “사드반대·文정부 성공” 분신
▶ 강정호 “모든 게 내 잘못…야구 떠나면 할수있는게 거의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내달 1일부터 8일간 황금연휴사드 보복 여파 여행지서 제외美동아태소위원장 “對韓 보복北에 했다면 비핵화됐다” 일침중국이 오는 10월..
mark트럼프 순서되자 자리 박차고 나간 北대사…“연설 보이..
mark청주 20대 나체 여성 살해 용의자 긴급체포
“北 완전파괴” 세계를 긴장시킨 트럼프 ‘무서운..
“신군부, 최규하 체포 시도… 中情장악뒤 독자..
보안 엉성… “아이폰Ⅹ(10)? 아이폰Ⅹ(NO)다..
line
special news 백제 무왕·선화공주 무덤?…익산 쌍릉 100년..
‘무왕 묘’ 통설 논란 속 피장자·축조방법·석실규모 등 규명 전북 익산에 나란히 조성된 백제 고..

line
호주 선수 방북기 “오전 6시, 호텔 위로 미사일..
‘김영란법’ 1년… “식당 매출 반토막…직원 70..
‘욕망’에 스러지는 마을… ‘사슴섬’이 아프다
photo_news
강정호 “모든 게 내 잘못…야구 떠나면 할수있는게 거의 ..
photo_news
판박이 연기… 배우 발목잡는 ‘자기복제의 늪’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12) 59장 기업가 - 5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결혼 예절 3
mark결혼 예절 2
topnew_title
number ‘女비서 性추행 피소’ 김준기 동부회장 조만..
‘퇴장 고자질’부터 ‘불륜’까지…축구선수들의..
민주 “크로스 票체크” vs 한국 “당론으로 否..
“나 대통령 비자금 관리자야”…골드바 등 1..
직장인 “61세까지 일하고 싶지만 50세가 마..
hot_photo
위험천만 아찔… 간이의자에 앉..
hot_photo
방한 베컴, 한국대표팀에 “경기 ..
hot_photo
‘멜라니아·이방카’ 성형수술에 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