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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07일(金)
대통령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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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였던 피터 수자는 “대통령의 사진은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시각 기록물이다.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대통령을 볼 권리가 있다”고 했다. 오바마 재임 8년 동안 사진사로 일하면서 200만 장의 사진을 찍은 그는 오바마의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잘 전달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MSNBC 여성앵커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을 빚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여성 참모나 시민 등과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의 사진을 몇 장 올려 트럼프에게 일격을 가하고 있다. 오바마 시대와는 달리 트럼프 시대에는 이런 대통령의 인간적인 사진을 볼 기회가 없어졌다. 트럼프가 사진사에게 자신의 곁을 허락하지 않고 있고 되레 트워터에 레슬링 장면을 패러디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을 때리는 영상을 올려 비난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공식적인 행사 이외의 사진이 공개된 적이 거의 없다. 가끔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이 강아지 사진을 올리는 것을 제외하고 ‘B 컷’ 사진은 볼 수 없었다. 옷만 달라졌지 언제나 똑같은 프레임의 사진만 볼 수 있었다. 대통령의 사생활이나 뒷모습이 국민에게 보이지 않다 보니 공감은 없어지고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는 갈수록 멀어져 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5년 동안 전속사진사를 한 장철영 씨는 50만 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주변에 “장철영이가 뭘 하더라도 제지하지 말라”고 특별히 지시를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이 소파에 누워 오수를 즐기는 모습이나 참모들과 담배를 피우며 토론하는 장면 등이 그의 소탈한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조한기 의전비서관 등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최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참모들과 심각한 표정으로 스탠딩 회의를 하는 장면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컵라면을 들고 가는 모습 등이 이채롭다. 비서실장조차 “대통령이 어디 계신지 모른다”고 했던 비정상의 청와대에서 열린 청와대로의 변모는 박수 칠 일이다. 단,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닌,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을 알려야 진짜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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