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키즈’ 윤대진 첫 출근… 檢 인사 태풍 상륙

내달초 기수 파괴 물갈이 예고

윤대진(53·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 직무대리가 7일 첫 출근을 했다. 윤 직무대리는 윤석열(57·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더불어 대표적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단’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박근혜 정권에서 좌천됐던 ‘채동욱 키즈’가 서울중앙지검 핵심 요직에 속속 입성한 것을 두고 8월 초에 있을 대대적인 검찰 인사이동의 서막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적 이유로 ‘물 먹었던’ 일선 검사들이 복귀하고 전 정권에서 중용됐던 인사들은 배제되는 동시에 기수 파괴 등으로 확연히 젊어질 검찰 조직 인사를 상징적으로 예고한 것이란 평가다. 특히 윤 직무대리가 전임자였던 노승권(52·연수원 21기) 대구지검장보다 4기수나 낮아 향후 검찰 조직 물갈이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을 예고하는 측면도 있다. 8월 초로 예상되는 고검장-검사장-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 기수가 확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 관계자는 “윤 지검장에 이어 윤 직무대리의 기용은 ‘기수 파괴’로 볼 측면이 있다”며 “상당한 수준의 파격적인 인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직무대리는 대검찰청 연구관, 대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특수통’ 검사다. 윤 지검장과는 검찰 내에서 ‘대윤’과 ‘소윤’으로 불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둘은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 당시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걸고 동반 사직서를 쓰기도 했다. 2007년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윤 직무대리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실 행정관(2003년 3월∼2006년 2월)으로 근무하며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를 이해하고 있는 윤 직무대리가 서울중앙지검의 선임차장을 맡음으로써 향후 조직 내부를 추스르는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면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악연이 있다. 한때 ‘우병우 라인’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윤 직무대리가 지난 4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우 전 수석이 자신에게 ‘세월호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행사했다고 진술함으로써 금이 갔다.

그는 당시 외압을 거부한 이래 지방 근무를 전전했다. 이번 인사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 정치적 이유로 지방으로 밀려났던 일선 검사들의 복귀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