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광역단체장에 듣는다>“연금공단·대학·道 협력해 ‘양질의 금융 일자리’ 만들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하진 전북 도지사가 지난 7일 전북 도청 접견실에서 지역 일자리 늘리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북도청 제공

- ⑦ 송하진 전북지사

기금본부 이전 ‘가뭄에 단비’
혁신도시 ‘금융 메카’ 될 것
지역인재 직접 키워 우선채용

農생명 청년창업 특구 만들고
투어패스 통해 관광 활성화도

中企 구인난 - 청년 유출 심각
기업에 채용 보조금 지원하고
産·學·官 협력 맞춤인력 양성

3040 귀농·귀촌 유입 ‘활력’
임시거처 제공 등 정착 지원

전북은 새만금 등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관련 공약이 추진되면서 지역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부풀어 있다. 장·차관 ‘제로’(0)라는 푸념이 쏟아지던 지난 정권과 달리 전북 출신 인사들이 대거 약진하며 중앙 정부의 지원도 예상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전북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도의 명운을 걸었다. 농생명 식품산업과 관광, 탄소산업을 3대 역점 사업으로 선정해 질 좋은 미래형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스마트팜 등 첨단 기술과 농업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 발굴에도 매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일자리 창출 핵심 과제 중 ‘혁신창업생태계 조성’ ‘지역 특화 일자리 창출’ ‘사회적 경제 육성’ 등은 전북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야다. 지난 7일 전북 도청 집무실에서 송하진 전북 도지사를 만나 전북형 일자리 창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전북형 일자리 창출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

“‘지역 특화’와 ‘미래 일자리’로 함축할 수 있다. 정부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일자리 사업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전북이 농생명 식품산업, 관광산업, 탄소산업 등 3대 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 농생명 밸리, 1000개 생생마을 등 활력 있는 농촌 조성, 전북 투어 패스 기반 관광서비스 일자리 창출, 탄소소재 상용화 촉진 및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등 전북만의 강점을 살리는 일자리로 연결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의 산업 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등 미래형 일자리 창출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전국 상용차 생산량의 95%를 생산하는 전북도는 미래형 자율주행 상용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며 농생명 산업 중 ICT 융복합 스마트팜 조성 등 새로운 산업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지역 산업의 체질 변화와 미래형 일자리 창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북형 일자리 창출 로드맵은.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는 ‘일자리 100일 플랜, 13개 과제’를 발표하는 등 굵직한 방향을 잡고 오는 8월까지 세부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3개 정부 과제 중 ‘중소기업 구인난 및 청년 구직난 해소’ ‘혁신창업생태계 조성’ ‘지역 특화 일자리 창출’ ‘사회적 경제 육성’ 등 전북 지역에서 대응이 가능한 분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추진하려 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제조업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북 지역 총생산액(GRDP)은 전국 대비 2.9% 수준인데, 제조업은 2.7%로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북의 전체 제조업체 5311곳 중 300인 미만 중소기업 비중은 5278곳으로 99.3%나 된다. 300인 이상은 33곳에 불과하며 50∼300인도 359곳으로 현실적으로 제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다만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이 기존 ‘낙수효과 방식’에서 ‘분수효과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하위층 소득이 높아지고 소비 증가로 이어져 기업 투자 확대까지 연계하는 ‘선순환식 일자리 주도형 성장’ 방식이 적용될 텐데, 전북은 우선 기업들의 신규 투자 유치에도 공을 들이겠지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처럼 가동 중인 업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책적 접근을 달리할 생각이다.”

―전북형 고소득 일자리를 꼽는다면.

“전북의 GRDP 중 농축수산업 비율이 8.1%로 전국 2위다. 창업 후계 농업 경영인 육성, 농업 마이스터 인력 육성, 디딤돌 청년협업농장 등 농업 관련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데 이를 활용해 ‘고소득 청년 창업농’을 키워낼 계획이다. 전북은 특히 농생명 산업 관련 연구·개발(R&D)이 활발한 곳으로 첨단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농생명 청년 창업 특구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 혁신도시로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했다. 서울과 부산에 이은 ‘제3 금융중심지’로 키워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과 관련해 가뭄에 단비처럼 청년층 고급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매우 크다. 연기금 일자리가 최대 1000명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전북 혁신도시를 서울, 부산과 함께 제3 금융중심지로 육성, 국민연금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자본시장 형성을 통한 지역 발전의 기회도 마련할 생각이다. 제3 금융중심지는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송 지사는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은 일정기간(책임운용역 7년, 전임운용역 3년) 이상의 투자 실무 경험을 갖춘 경력을 요구하므로 지역 대학생이 졸업 후 바로 취직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면서 “지난 4월 11일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 첫 협력사업으로 국민연금공단과 전북도, 전주시, 전북대가 금융전문인력 양성을 협약하여 금융·연금경제학 석사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지사는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대선 공약에 반영된 연기금전문대학원을 설립하여 공적 연기금 기관 수요자 중심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우수한 인재를 지역에서 양성하고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이 시급하게 풀어야 할 일자리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지역 일자리의 핵심은 역시 중소기업과 청년들의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전북 도내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더욱 높아지는 반면, 청년들의 타 지역 유출 인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그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2016년 고용노동부 통계자료를 보면 인력 부족률이 2.0%에서 2.7%로 늘어났다. 그런데 주민등록 인구 통계로는 2014년 6799명이던 청년 인구 유출이 지난해에는 7416명으로 증가했다. 결국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 비율을 높여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복안을 갖고 있나.

“전북은 기업에 청년 채용 보조금을 지원하고 도-대학-기업이 협업해서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해 공급하는 ‘산학관 커플링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전라북도 청년조례’와 청년실태조사를 통한 ‘청년기본계획 수립’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는 원인을 찾아 해소하고 열악한 고용환경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본다.”

―베이비 부머 세대 은퇴, 농촌 고령화·공동화가 일자리와 서로 연계된 함수관계가 있지 않나.

“다양한 경력의 은퇴자들이 귀농·귀촌을 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귀촌인 통계를 보면 오히려 30∼40대 젊은 층이 더 많아졌다. 고령화가 심해지는 농촌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전북도는 이 같은 귀농·귀촌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교육, 자금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귀농·귀촌인에게 임시 거주 시설을 제공하고 농사 기술 정보와 현장 체험 기회도 주고 있다. 일하면서 재능기부도 하고 마을 주민 등 지역사회와 활발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미래 농촌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