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앱 先탑재, 이젠 과징금 부과를”

- 스마트폰 이용자, 포털 위주서 앱으로 중심이동

구글, 유튜브 등 自社앱 先탑재
영향력 확대·불공정 경쟁 논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최근 검색 불공정을 문제 삼아 구글에 24억2000만 유로(약 3조1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선(先)탑재에 따른 경쟁 제한 행위로 구글에 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구글의 앱 선탑재에 따른 불공정 이슈가 불거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이 ‘검색포털’ 위주에서 서비스에 바로 접속하는 ‘버티컬(Vertical) 앱’ 우선으로 바뀐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색 점유율이 아니라 앱 선탑재에 따른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NHN(현 네이버)과 다음(현 카카오)이 구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구글 검색을 선탑재해 경쟁이 제한되고 있다고 제소했을 당시 공정위는 무혐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10% 안팎에 불과한 구글의 낮은 검색 점유율이 주요한 판단의 근거였다. 당시는 스마트폰 초창기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이용 시 PC에서처럼 우선 검색포털로 들어가 서비스 사이트로 이동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검색 대신 버티컬 앱을 설치하고 실행한다. 검색포털을 거쳐 쇼핑 사이트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바로 쇼핑 앱을 설치해 쓴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검색 점유율이 아니라 앱 선탑재 따른 영향력 확장을 경쟁 제한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순 이용자 수 기준 상위 10개 앱 중 순위 안에 들어간 비(非) 선탑재 앱은 카카오톡 하나에 불과했다.

네이버 역시 10위 안에 들지 못했으며 30위까지 순위를 확장하면 23개가 선탑재 앱이다. 특히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 앱 순 이용자 수가 2060만 명에 그친 반면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앱은 2242만 명을 기록했다. 네이버 앱은 앱 장터에서 따로 내려받아야 하지만 유튜브 앱은 안드로이드 폰에 선탑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앱의 버티컬 화가 모바일 시대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PC 시절의 검색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구글은 유튜브 등의 자사 서비스를 선탑재하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법 전문가인 벤저민 에델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OS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자가 있는 다른 제품까지 (OS와 함께) 엮어서 파는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공정위는 구글의 앱 선탑재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