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美, 그 속의 정체성… 홍일화 ‘파리에서 온 휴가’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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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게 화장을 한 여인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상대방을 주시하고 있다. 패션 사진 화보인지, 그림인지 언뜻 구분이 안 간다. 그러나 그림이다. 그것도 유화(사진)다.

“여성 탐구생활을 하신다고 보면 돼요. ‘여성과 미’ 그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우리 정체성을 표출해 내고 싶어요. 아름다움과 체취 그리고 내면세계까지요.”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홍일화(43) 작가의 전시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갤러리 오차드에서 ‘파리에서 온 휴가’를 주제로 28일까지 열린다. 특히 패션 화보를 연상시키는 화면 구성이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시각예술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김수현 주연의 영화 ‘리얼’에도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으로 20점을 출품했다. 홍 작가는 여성의 얼굴을 소재로 주제의식을 확실하게 표현해 왔다.

그동안 홍 작가는 ‘엘르’ ‘하늘아래’ ‘익숙적 풍경’ ‘일상적 초상화’ 시리즈를 통해 여성을 주제로 한 자신만의 인물화를 그려왔다. 여성의 ‘미’를 통해 일그러지고 어긋나버린 인간들의 사고와 무의식에 각성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 제작 기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2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이 걸리는 화장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저도 화폭에 화장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패션지 화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표정 중에 특히 눈을 중요시해요, 작업도 눈에서 시작해 눈으로 마무리합니다.” 02-540-8901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