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파트너 자극’ 당내 비판 고조… 秋, 당분간 ‘휴전모드’

‘제보조작’확대보다 마무리
민주당내 공감대 형성 반영
對국민의당 언급않기로 결심

“秋대표, 국정운영 파행 책임”
중진자문위 ‘지적’ 언급 한몫

문준용(문재인 대통령 아들) 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두고 국민의당 지도부를 향해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 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앞으로는 관련 언급을 자제하며 정국 수습에 매진할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위해 국민의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데다 추 대표의 마이웨이식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민주당 내부적으로 ‘당이 이 상황을 더 키우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추 대표도 더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이날 “국민의당이 ‘정치적 쇼’를 하거나 검찰에 압력을 가한다면 추 대표가 다시 발언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며 추 대표가 숨고르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추 대표가 대야 전략에 변화를 가져온 이유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추경안 처리를 독려하는 마당에 여당 대표가 협치 파트너를 자극하는 데 앞장서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중진자문위원회가 추 대표의 불필요한 발언을 비판하고 국정 파행의 책임을 지적하는 성명을 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며 “이런 당내 기류를 읽은 추 대표가 더 이상의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목소리를 높일 경우 수사 지침을 내리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추 대표의 변화를 낳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검찰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자 “여당 대표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추 대표는 국민의당 조작 사건에 대해 하루가 멀다 하고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 6일 “국민의당이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머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거칠게 비난한 데 이어 “국민의당의 증거 조작 게이트는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네거티브”라고 했다. 10일에도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를 지목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양심에 따른 행동을 가르쳤는데, DJ에게 정치를 배웠다는 박 전 대표는 정치적·법적 양심을 가져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