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어디로>“사법민주화 근본 목적 아냐… 재판의 공정성 확보가 본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조개혁 토론회
“사법부 독립 명분으로 기득권 지키기는 안돼”

평판사들이 중심이 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회의 상설화를 촉구하는 등 사법민주화에 강하게 드라이브 거는 가운데 장영수(사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민주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사법개혁의 목적은 재판의 공정성 확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 교수는 12일 법조언론인클럽이 주최한 ‘국민을 위한 법조개혁’ 토론회에서 “사법민주화와 사법부 독립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다”며 “사법개혁의 목적은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그것에 대한 신뢰를 통해 국민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내부의 간섭도 배제돼야 하며, 법 제도 개선과 법관들의 의식 변화 등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일보가 입수한 발제문에서 장 교수는 “사법민주화가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정치가 아닌 사법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게 온당한가, 사법민주화가 진전되면 과연 사법비리는 근절되는가 등 질문도 던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또 “사법부 의사에 반하는 사법개혁이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사법부 독립을 명분으로 사법부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건 깨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개혁을 통해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즉 재판소원을 도입할 경우 이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보장이 강화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적·물적 여건이 갖춰진다면 재판소원의 도입이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말해 법원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그는 다만 사법평의회의 경우 여러 정치세력의 참여로 구성되는 만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