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이전 평택·동두천 르포>평택 ‘소비 중심지’ 급부상… “제2의 이태원” 상권 들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평택 로데오거리 ‘활기’ 11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주한미군 부대 캠프 험프리스 앞 로데오거리에서 일과를 마친 미군 장병들이 걸어가고 있다.

미국식 술집·식당 속속 입점
땅값·임대료도 계속 치솟아

“이곳도 이제 ‘제2의 이태원’으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11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입구에 자리한 미국 남부식 해산물 요리 전문점 BCS 사장 나웅(57) 씨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같은 식당을 운영하다 지난해 이곳에 2호점을 냈다. 미8군 사령부를 비롯한 주한미군이 이곳으로 모여들게 되면 머지않아 이곳도 이태원 일대처럼 소비 중심지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나 씨는 “케이준 양념을 가미한 미국 남부식 랍스터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미국 남부권에 살던 이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그의 식당 옆에 자리한 미국식 펍(pub)도 이태원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스툽(The Stoop)을 운영하는 김태현(34) 씨는 지난 2014년 미국 뉴욕에서 식당을 하다 이곳에 터를 잡았다. 김 씨는 “이곳에서 카투사로 근무했다가 특색 있는 외국 요리 전문점이 없는 것을 알고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을 계기로 침체돼 있던 평택시 팽성읍 일대 기지촌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주변 땅값과 주택 임대료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캠프 험프리스 안정리 게이트 앞 로데오거리 일대 상가의 3.3㎡당 시세는 2년 새 2000만~2500만 원 정도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최근 이태원 등 미군기지 인근에서 장사를 하거나 주택 임대업을 하던 이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 시세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평택 브라운스톤 험프리스’는 110㎡ 기준 매매가가 분양 당시 3억 원대 초반이었다가 현재 3000만 원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이 단지는 분양사무소도 서울에서 열렸을 정도로 이태원 등지의 투자자를 상대로 팔린 곳”이라며 “임대율도 거의 70%를 웃도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범죄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평택 = 글·사진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