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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3일(木)
스타 키우는 방송사 vs 콘텐츠 만드는 기획사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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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영역 파괴 본격화

Mnet, 보이그룹 워너원 가동
걸그룹 육성‘아이돌학교’방송

기획사, 실력파 PD· 작가 영입
자체 콘텐츠 개발, 운신폭 확대


방송사와 유명 기획사 간 ‘역발상’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스타 권력을 앞세우던 연예기획사가 최근 실력 있는 PD, 작가 등을 영입해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자, 방송사들은 스타들을 직접 발굴해 활용하며 연예기획사들의 영역에 발을 들이미는 모양새다.

CJ E&M 계열인 케이블채널 Mnet은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톱11으로 구성된 보이그룹 워너원(왼쪽 사진)을 본격 가동한다. 시즌1을 통해 배출된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음에도 8개월간 시한부 활동을 마치고 뿔뿔이 흩어졌던 것을 고려해, 워너원은 18개월로 활동 기간을 늘렸다.

또한 Mnet은 각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으로 구성됐던 ‘프로듀스 101’과는 별개로 13일부터 41명의 일반인 지원자를 걸그룹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오른쪽)를 방송한다. 시청자 투표를 통해 선정된 최우수 학생 9명은 걸그룹으로 정식 데뷔시킨다.

이는 사실상 방송사가 소속 연예인들 키워 세를 불리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유명기획사가 배출한 스타들에 기대던 방송사가 직접 원석 찾기에 나선 셈이다. 이를 바라보는 연예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중견 기획사 대표는 “거대 플랫폼을 갖춘 방송사가 직접 소속 연예인을 뽑아 밀어주게 될 것”이라며 “또 다른 의미의 ‘수직계열화’라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방송사들은 “오히려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연예계에도 ‘금수저·흙수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SM·YG·JYP 소속 연습생들은 탄탄한 지원 아래 성공이 보장되는 반면, 중소 기획사 연습생들은 데뷔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민 프로듀서’라 지칭한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우열을 가리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방송사들은 웅변한다.

CJ E&M 소속 한 PD는 “연예기획사도 서열화되며 ‘개룡이’(개천에서 난 용)가 사라졌다. 유명 기획사의 지원 아래 연습생 시절부터 폭넓은 팬덤을 확보한 그룹들이 앞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방송사들은 실력 하나만으로도 스타가 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점차 영향력이 줄어드는 방송사들의 속사정이 있다. 실력파 PD와 작가들이 대거 이탈하며 맨파워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상파 외에도 케이블, 종편, IP(인터넷)TV, 포털 등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방송사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크리에이터들을 더 이상 붙잡아 둘 수 없게 된 것이다.

KBS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가수들에게 재데뷔할 기회를 주는 ‘더 파이널 99매치’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스타를 섭외하기 위해 그들을 보유한 연예기획사들이 외주 제작하는 콘텐츠까지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과거 공채 탤런트, 개그맨 제도를 통해 방송사들이 스타를 육성했던 것처럼 스스로 스타를 키워 활용하려는 방송사들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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