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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4일(金)
미국인도 감동한 한국 출신 무명 여자골퍼의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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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이번 주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으로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LPGA 2부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의 무명 골퍼 김혜민의 선행이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US여자오픈 연습 라운드가 열린 미국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 드라이빙 레인지 한쪽에서 LPGA 재단과 미국골프협회(USGA)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김혜민이 받은 상금 1만5000달러(약 1700만 원)를 ‘LPGA·USGA 걸스 골프 프로그램’에 전달하는 행사였습니다. 기금은 어려운 여자골프 지망생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김혜민은 지난 4월 LPGA 2부 POC 메드 골프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받은 상금 전액을 흔쾌히 내놓았습니다. 그는 우승 직후 투어 직원을 통해 상금을 좋은 일에 쓰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3개월여 만에 뜻을 이뤘습니다.

유명스타에겐 푼돈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LPGA 재단은 그 어떤 유명 선수가 내놓는 거액보다 의미가 있다며 감동했습니다. 김혜민은 지난 6년 동안 2부 투어에서 번 상금이라야 이번에 기부한 상금을 포함해 8만6600달러에 불과합니다. 어떤 해에는 1년 동안 1만 달러의 상금도 벌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키에르난 쉰들러 LPGA 재단 사무총장은 “그의 선행 실천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김혜민은 “엄마(박인자)와 첫 우승상금은 자선단체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실천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며 “형편이 어려운 어린 골프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88년생인 김혜민은 올해 29세로 박인비처럼 박세리의 맨발 샷 투혼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였습니다. 음악가를 꿈꾸던 소녀는 바이올린 대신 골프채를 잡았습니다. 2006년 여고생 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회원이 됐고, 그해 2부에서 첫 우승을 거둔 유망주였습니다. 여느 선수처럼 2011년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아직 LPGA 정규투어에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2부 투어를 전전하는 그저 그런 선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련을 겪었던 김혜민은 올해 2부 투어 우승을 하면서 상금랭킹 5위를 달리고 있어 내년이면 LPGA 정규투어에 진출한다는 꿈을 이룰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스타의 선행이 일상이 된 미국인들조차 무명 선수 김혜민의 소박하지만 위대하고 뜻깊은 약속 실천에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mschoi@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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