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 들었다 놨다… ‘트럼프 마크맨’ 마크롱

- 訪佛 트럼프와 ‘케미’ 과시

마크롱 “기후협정 탈퇴 존중
일자리 사수하려는 뜻은 이해”
냉온전략 구사하며 의견 나눠

“기후협정에 뭔가 일어날수도”
트럼프, 탈퇴번복 가능성 시사
佛영부인엔 “몸매 좋다” 논란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재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나라 사이의, 그리고 두 정상 간의 우정은 깨질 수 없다”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에 대한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장단이 잘 맞았다”는 외신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두 정상이 “새로운 ‘케미스트리(궁합)’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두 사람의 행동부터 세계 안보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 표명까지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간 장단이 잘 맞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무진에서 내려 마크롱 대통령을 보자마자 “만나서 반갑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고 호의적 인사부터 건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에게도 악수를 청하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인사를 건넸고, “아름답다, 몸매가 좋으시다(Beautiful, you’re in such good shape)”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지트 여사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빨간색 정장의 멜라니아 여사와 달리 각선미가 드러나는 하얀색 정장을 입었다.

정상회담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 안보위기에 대응해 향후 협력을 강화할 것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 이란, 시리아 같은 불량정권이나 그들에게 자금을 대고 지원하는 정부들로부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심각한 테러의 위협도 마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런 인류의 적들에 맞서 단결 대응하고 그들의 영토와 자금줄, 네트워크를 끊고자 하는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저녁 파리 에펠탑의 최고급 음식점에서 부부동반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14일에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리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행사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당초 외신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파리기후변화협정, 미국의 고립주의 등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던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불편한 감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의견의 차이도 있지만 미국 독립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두 나라의 우호 관계까지 해치진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협정 탈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임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양국이 우호적 관계를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은 ‘스트롱맨’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 할 말은 하면서도 비난은 자제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화법 등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기후협정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기후협정과 관련해 뭔가 일어날 수도 있다. 두고 보자”고 답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