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자사고 폐지?… 혼돈속 여름방학 맞은 ‘中3’

내달부터 전기고 입시 시작
“정부 방침 빨리 정해졌으면”

외국어고(외고)·자사고(자율형사립고) 등 전기고 입시가 8월부터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고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생들이 ‘혼돈의 여름방학’을 맞았다.

14일 입시전문가들에 따르면 중3에게 여름방학은 전기고 입시를 앞두고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 8월 전국단위 자사고를 시작으로 10월 광역단위 자사고와 외고 입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고·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올해는 중3들이 입시 준비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폐지 시기와 방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입시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적으로 외고·자사고가 올해 당장 전면 폐지될 가능성은 작지만, 중3이 고교에 진학한 이후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외고·자사고 폐지 결정을 이르면 8월 중 만들어질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을 뿐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런 ‘안갯속’ 상황에서 중3은 입시계획을 세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폐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중3 학부모인 김모(여·48)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자사고 입시를 준비해 왔는데, 폐지될 학교를 굳이 보내야 하나 고민”이라며 “정부 방침이 빨리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3 학부모인 경기 고양시의 정모(47) 씨도 “정부에서 폐지를 자꾸 언급하는 데다 내신 절대평가 전환까지 기정사실로 하고 있어 아이의 입시 준비를 중단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