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전강’·‘스전강’ 민원만 3분의 1…일자리신문고 중복 민원 몸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설치한 ‘일자리 신문고’에 접수된 민원 3건 중 1건은 초·중·고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와 스포츠전문강사(스전강)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둘러싼 중복 민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자리위가 중복 민원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일보가 지난 6월 17일부터 7월 13일까지 일자리 신문고에 공개된 민원 5904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된 민원이 총 4420건으로 전체 의견의 74.86%를 차지했다. 이어 ‘공공부문’(1003건, 16.99%), ‘일자리 창출’(146건, 2.47%), ‘근로조건’(95건, 1.61%), ‘청년 일자리·중소기업’(76건, 1.29%), ‘여성·중장년’(33건, 0.56%), ‘일자리 상황판’(22건, 0.37%)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일자리 신문고 접수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6월(6월 17~30일) 하루 평균 48.29개였던 민원은 7월(7월 1~13일) 들어 약 8.3배인 401.85개로 폭증했다.

그러나 일자리 신문고에 올라온 민원 중 제목에 ‘영전강’ 혹은 ‘스전강’이 포함된 민원이 1996개로, 전체 민원의 33.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전강과 스전강들은 다른 계약직과의 차별을 없애 달라고 요구 중이고, 현직 교사와 예비 교사들은 그럴 경우 오히려 자신들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영전강의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기계약직 전환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교육부 장관에게 권고한 이후 중복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4년에는 김모 씨 외 영전강 116명이 헌법재판소에 “기간제로 2년을 근무하면 자동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직종에 영어전문강사가 빠졌다”는 이유로 위헌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된 바 있다.

일자리위는 “지난 5~6일 이틀 동안 영전강, 스전강 등 학교 비정규직 문제 관련 민원만 1000건 넘게 접수됐다”며 “영전강, 스전강 관련 민원에 대해선 충분히 그 내용을 숙지하고 있으며, 민원에 대한 회신도 한 바 있으므로 반복 민원에 대해선 별도 회신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진영 기자 news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