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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7일(月)
송강호 “분노보다는 슬픔에 빠지는 이야기… 자연스럽게 풀어내려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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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택시운전사’ 주연

“28년간 연기… 지향점 넓어져
사회성 짙은 영화 선택 우연
다음 작품 ‘마약왕’으로 변신”


“일부러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만을 선택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 찍고 있는 영화는 ‘마약왕’이거든요, 하하.”

지난 2013년 영화 ‘변호인’에서 억울하게 시국사건에 엮인 대학생을 돕는 변호사를 연기한 후 이번에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의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사진)에게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고 싶은 거냐”고 말을 건네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택시운전사’는 11세 딸을 키우며 성실하게 생계를 이어가던 평범한 개인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큰돈을 준다는 말에 솔깃해 독일 기자를 태우고 얼떨결에 참혹한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로 들어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송강호는 “우연히 사회성 짙은 영화에 출연한 것”이라며 “28년 전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하며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또 무엇을 말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며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지향점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자유로워졌고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품을 선택하려 하는데 그게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회자되는 거죠.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다음 작품은 ‘마약왕’입니다(호탕한 웃음).”

그는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했다. 어떤 부분이 부담스러웠을까.

“제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변호인’ 때도 그랬고요. 제가 비극적인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부끄럽지 않게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시나리오를 받고 한 달 정도 고민하는 배우들도 있지만 저는 성격이 급해서 바로 답하거든요. 안 하겠다고 한 후 점점 마음속에서 영화의 이야기가 크게 다가왔고, 출연을 결정했죠.”

이 영화는 주인공 택시운전사의 변화를 통해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부각한다. 역사적 사건에 접근하는 방식이 새롭고 전개도 자연스럽지만 영화적인 장치들이 다소 관습적으로 다가온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황에서 엄마 없이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던 소시민이 격랑이 휘몰아치는 현장을 접하고 분노보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에 빠지는 이야기예요. 누구나 보편적으로 지닌 감정을 풀어내려 했어요. 초반에는 개구쟁이 같다가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라요. 제 연기도 전작들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매번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캐릭터를 구축하고 맛깔스럽게 살려내는 데는 송강호 만한 배우가 없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기대감에 대해 책임감도 클 것 같다.

“책임감보다는 부담감이 커요. 수많은 후배와 동료 배우들, 영화 관계자들, 관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야 한다는 건강한 부담감이죠. 근데 아무리 건강해도 부담은 부담이에요(웃음). 배우라는 직업이 100m 선수처럼 한 번 달리고 등수를 가리는 게 아니잖아요. 자연인 송강호와 배우 송강호가 긴 세월 동안 경륜을 쌓아가야 하는 일이죠.”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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