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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7일(月)
‘1인3역’ 잉크스터, 철저한 몸 만들기로 57세까지 ‘롱~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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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 잉크스터
▲  로라 데이비스
골프는 자기 관리다 (1)

“골프, 여전히 나에게 열정의 대상”
달리기·웨이트 매일 두시간 운동
젊은 선수들 가장 닮고 싶은 선배

54세 로라 데이비스도 현역 활동
LPGA투어 정규대회서도 ‘펄펄’
30대에 은퇴 한국 선수들과 차이


TV를 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시청하면서 가끔 눈을 의심할 때가 있다. 순간 ‘시니어 대회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분명 LPGA투어 정규대회인데 50대 골퍼가 플레이하고 있다. 57세인 미국의 줄리 잉크스터와 54세인 영국의 로라 데이비스가 대표적이다. ‘아니 저 나이에 아직도 은퇴를 안 했단 말인가’란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구석에서 묘한 울림이 전해졌다. 여전히 LPGA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 존경심을 넘어 경외심까지 든다.

필자는 50세가 넘어 골프에 입문했다. 갓 입문한 후 골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재미를 붙여 열심히 필드를 들락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앞 팀에서 걷기도 힘들어 보이는 할아버지(당시 93세)와 가족들이 함께 라운드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힘이 없어 드라이버는 치지 않았고, 캐디의 부축을 받아 필드로 가서 공을 놓고 짧은 아이언 클럽으로 샷을 한 다음 그린 위에서 퍼터를 들고 홀로 치는 정도였다. 그 장면은 오랫동안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은 골프뿐이라는 걸 새삼 느끼며, 골프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이것은 골프에 더욱 빠지는 계기가 됐다.

LPGA투어에서 잉크스터나 데이비스의 플레이를 볼 때마다 할아버지와 가족들의 라운드 장면이 떠오른다. 분명 골프는 나이가 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또 골프는 50대가 20대를 이길 수 있는 스포츠다. 잉크스터와 데이비스는 투어의 주축이 된 10대 후반에서 20대 선수들과는 분명 다르다. 그들의 플레이는 할아버지와 가족이 준 감동뿐 아니라 젊은이들과 마음껏 경쟁할 수 있다는 또 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잉크스터와 데이비스의 롱런 비결은 물론 자신만이 알겠지만 철저한 자기관리(self management)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자기관리란 사람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외모를 가꾸는 것,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 병을 예방하는 것,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것, 사회적인 배려나 예의를 지키면서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는 이미지 메이킹, 시간 관리, 인맥 관리를 의미한다. 교육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자기관리란 학습자가 자신의 행동을 관리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골프를 단순히 웃고 즐기는 운동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잘 치고 싶고 오랫동안 즐기고 싶은 주말 골퍼나 프로골퍼 선수에게는 단순한 운동일 수 없다. ‘잘 치고 싶다’ ‘이기고 싶다’ ‘오랫동안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더욱 그렇다. 이때는 프로 선수이든 주말 골퍼이든 자기관리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쳐야 한다.

LPGA투어 젊은 선수들에게 가장 닮고 싶은 선배를 물었더니 잉크스터를 꼽았다. 아마 어머니이자 아내이면서도 골퍼로서의 열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여전히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잉크스터는 예전부터 삶의 우선순위로 대회가 아닌 가족을 꼽고 그에 맞춰 살아왔다. 주름 외에는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유지하는 잉크스터는 선수생활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루 두 시간씩의 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웨이트트레이닝은 일상이 됐다. 집에 있을 땐 1주일에 5∼6일간 꾸준히 자신의 몸을 단련해 왔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들보다 몸 관리에 2배, 3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잉크스터는 언제까지 투어 생활을 할지에 대한 질문에 자신도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1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한 해가 지나면 다음 해를 설계할 뿐이란다. 그러면서 골프가 여전히 재미있고 경쟁심을 샘솟게 해 선수생활을 계속하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잉크스터는 “골프는 나에게 열정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골프여왕’ 박세리는 물론 김미현, 박지은 등 LPGA투어를 주름잡았던 1세대 한국 선수들은 이미 은퇴했다. 30대 중반이나 40세가 되기 전 은퇴하는 한국 선수들과 잉크스터와의 차이점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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